제2의 와이스, 대전에 뜨나… 김경문 미소 짓게 한 한화 비밀 작전, 화이트 긴장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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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한화의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오웬 화이트(27)는 가장 기대감이 부풀었을 시즌 첫 경기에서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3회 투구 도중 수비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친 것이다.
갑자기 급격하게 바뀐 동작에 햄스트링이 버티지 못했고, 검진 결과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활에 최소 6주 이상이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모든 구단들이 난감해 할 상황이다. 그런데 한화는 화이트의 공백을 재빠르게 메웠다. 거의 ‘007 작전’ 뺨 칠 정도의 속도감이었다.
한화는 지난 4일 화이트의 부상 대체 선수로 잭 쿠싱(30)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6주간 연봉 6만 달러(약 9000만 원), 인센티브 3만 달러 등 총액 9만 달러(약 1억3500만 원)의 계약 조건이다. 한화는 “올 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3명의 스카우트를 파견, 부상에 대비한 리스트업을 진행해 왔고, 화이트 부상 이튿날 쿠싱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리스트업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해도 실제 선수와 접촉하고, 계약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기 마련인데 한화는 단 이틀 만에 이 모든 것을 끝냈다. 쿠싱은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 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선수들과 상견례를 마치기도 했다. 일사천리, 전광석화와 같은 단어가 생각나는 수준이다.
쿠싱이 KBO리그에서 잘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훗날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6주 최대 9만 달러의 선수에게 거는 기대치는 적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한화 프런트의 수완은 돋보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선수단에 그것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것 같다”고 반겼다. 이번 주 선발 출격이 가능하다고 보면, 일단 화이트의 로테이션 공백 자체는 한 번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쿠싱은 201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의 22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꿈을 놓지 않고 현역을 이어 갔다. 2022년 트리플A 무대까지 올라갔으며 지난해에는 트리플A에서 풀타임을 보냈다. 시즌 38경기(선발 6경기)에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6.67의 성적을 남겼다. 평균자책점이 썩 좋지 않지만, 타자친화적인 퍼시픽코스트리그에 또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에서 낸 성적임은 고려해야 한다.
김 감독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장 던질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이동, 시차 적응 문제로 당장 5이닝 100구 이상을 던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빌드업 과정이 빠를 수도 있다. 쿠싱 또한 합류 후 “시차 적응 문제가 조금 있기는 한데 하루만 쉬면 더 괜찮아질 것 같다”면서 그 다음부터는 언제든지 등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의욕을 다졌다.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는 성공하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선수도 자기 기량을 보여주기 굉장히 까다로운 여건이다. 선발은 일주일에 한 번 던지는 게 일반적인데 몸이 올라오고 리그에 적응할 만하면 6주가 끝나버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쿠싱에게도 몇 차례의 등판 기회가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화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바로 2024년 이 제도를 통해 6주 계약을 하고 입단한 라이언 와이스(30·휴스턴)다. 당시 와이스는 독립리그에서 뛰던 선수로 많은 이들의 성에 차지 않는 경력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경력이나 이름값보다는 지금 당장의 컨디션과 구위, 그리고 당장 던지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폈고 와이스는 대박을 쳤다. 어쩌면 당시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쿠싱은 “야구는 전 세계적으로 똑같은 스포츠고, 엄청나게 영광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연락을 받았을 때 좋은 경험이기 때문에 엄청 기뻤다.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 올라가보고 싶다”고 설렘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어 “나는 제구가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승부를 보고 안타를 맞든 잘 막든 최대한 투구 수를 줄이는 유형이다. 환경이나 팬 문화가 엄청 재밌다고 들었던 것 같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로 남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병상의 화이트가 바짝 긴장하는 순간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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