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머리 아프게 하겠다" 박해민 '붙박이 9번' 거부→'오늘은 6번' 염경엽 감독이 한술 더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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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박해민은 지난해 LG의 붙박이 9번타자였다. 홍창기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뒤 한동안 1번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6월초부터는 9번에 고정됐다. 6월 6일 키움전부터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9번 아닌 자리에서 선발 출전한 경우는 딱 1번, 7월 23일 KIA전뿐이었다.
그렇다고 타격에서 저조한 성적을 낸 것도 아니었다. 박해민은 2025년 144경기 타율 0.276과 출루율 0.379, 장타율 0.346으로 두 번째 FA를 앞두고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달라진 점은 선구안이었다. 2024년에는 삼진(101개)이 볼넷(46개)의 두 배가 넘었다. 2025년에는 삼진에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94개) 볼넷이 68개로 늘어나면서 출루율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35살에 선구안이 갑자기 개선되는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었다.
지난해 박해민의 순수출루율은 0.103으로, 2024년까지의 통산 순수출루율 0.068보다 0.035가 높아졌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33살 이후 시즌에 순수출루율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모두 5명인데, 박해민(2025년 0.103)과 최주환(2021년 0.097)을 제외하면 모두 통산 순수출루율이 0.100 안팎으로 원래 선구안이 뛰어났던 선수들이다. 출루율이 약점인 선수가 이를 강점으로 돌린 '예외'였다.
LG는 덕분에 1, 2번 타순이 주자를 두고 타격하는 경우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9번타자까지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공포의 타선이 만들어졌다.
올해도 시작은 9번타자였다. 그런데 8경기 만에 7번타자로 앞당겨지더니, 11일과 12일에는 6번으로도 나왔다. 박해민은 6번으로 나선 2경기에서 각각 2안타를 기록하며 LG의 7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 가운데 타순에서 염경엽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해보겠다는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해민은 11일 SSG와 경기에서 6번타자로 나와 8회 역전 2타점 2루타를 쳤다. 경기 후 박해민은 "6번타자로 나간다고 해서 부담은 없다"며 "올해 감독님이 타순 짤 때 머리를 아프게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만큼 타격에서 좀 잘 해보고 싶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6번 기용까지는 생각 못 했다는 듯 "6번이라고 해서 조금 놀라긴 했다"고 얘기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좌완 선발투수인 김건우를 상대로 오지환 뒤에 박해민을 둔 배경에 대해 "박동원은 삼진이 많아서 중간에 콘택트가 되는 선수를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겠다던 박해민보다 한술 더 떠 6번까지 가능성을 넓혀둔 염경엽 감독의 작전이 적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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