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육성 입단→방출→롯데 새출발→9년 만의 첫 승, 현도훈이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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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박승환 기자] "고맙고 사랑해"
롯데 자이언츠 현도훈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 데뷔 9년 만에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현도훈은 지난 2018년 육성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교토국제고로 유학을 떠났으나, 프로 구단과 연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속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단 1년 만에 방출을 경험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롯데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현도훈은 롯데에서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랐다. 현도훈은 퓨처스리그 울산 웨일즈와 개막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첫 승을 수확하는 등 2군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95로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현도훈은 지난 14일 2년 만에 1군의 부름을 받았고, 18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⅔이닝 무실점을 마크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현도훈이 나랑 안 맏는 것 같다"고 웃으며 "두산 시절에도 1군만 올라오면 허우적대더라. 그런데 베스트 구속을 안 던지고, 강약 조절을 하더라. 제구도 좋고. 타이밍을 뺏아가면서 차분하게 잘 던지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후 투구도 탄탄했다. 현도훈은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이닝 무실점, 23일 경기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26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는 2이닝 무싲럼을 마크하며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28일 키움을 상대로 또 마운드에 섰고, 최고의 결과를 남겼다.
현도훈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현도훈은 첫 타자 김지석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최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지으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이에 롯데는 6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내며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현도훈의 승리 요건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현도훈은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삼자범퇴로 키움 타선을 매듭지으면서 2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이후 9회초 롯데가 2점을 추격당하면서 경기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으나, 김원중이 등판해 급한 불을 꺼내면서, 현도훈의 첫 승리가 만들어졌다. 9년 만이었다.
구승민을 비롯해 김원중 등 롯데 투수진들은 현도훈이 중계방송사 인터뷰를 하는 사이에 물을 뿌릴 준비를 했고, 인터뷰가 끝난 뒤 현도훈을 향해 축하의 물폭탄을 선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현도훈은 9년 만의 첫 승에 대한 소감을 묻자 "너무 멀리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빨리 온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빨리 온 것 같다"며 "올해 준비를 열심히 했고, 잘 했던 것 같다. 내가 계획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차근차근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소감은 어땠을까. 현도훈은"오늘 처음 받았는데, 아직 날이 추운 것 같다. 얼음은 아니라서 다행인 것 같다"며 구승민과 유독 뜨거운 포옹을 나눈 것에 대해선 "(구)승민이 형만 보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2군에서 승민이 형과 방을 같이 썼었다. 맨날 장난 치다가도 진지하게 받아주고, 정말 힘이 많이 됐던 선배"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현도훈은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아내를 꼽았다. "고마운 사람은 아내다. 아내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우리 가족과 처갓집 식구분들까지 다 너무 생각이 난다. 빨리 전화하고 싶다"며 아내를 향해 "너무 힘든 시간 네 덕분에 이렇게 버틸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이렇게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고, 응원해 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도 현도훈은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그는 "오늘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도 '나이스 피칭', 끝난 후에도 '나이스 피칭'이라고 해주셔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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