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홈런에도 웃지 않았다, 울컥한 롯데 천재타자 "응원가 안 불러주실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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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박승환 기자] "안 불러주실 것 같았는데…"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은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나승엽은 지난해 너무나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시즌 초반 커리어하이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감이 좋았는데, 갑작스럽게 식은 타격감을 좀처럼 되찾지 못했고, 오프시즌 연봉이 삭감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나승엽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를 갈고 시즌을 준비했다.
특히 마무리캠프에서는 김태형 감독의 특급 조언도 받았다. 사령탑은 나승엽에게 '메이저리그 전설' 켄 그리피 주니어의 타격폼을 참고해보라는 의견을 건넸고, 나승엽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타구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나승엽은 이를 스프링캠프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때문에 2026시즌 나승엽을 향한 기대감은 매우 컸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중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나승엽을 비롯해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 대만 사행성 오락실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 이에 나승엽은 즉시 귀국 조치됐고, KBO로부터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래도 운동을 게을리 하진 않았다.
나승엽은 3월 1일부터 드림팀(3군)에 합류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3월 하순부터 실전 감각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 5일 KT전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나승엽은 첫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하지는 못했으나, 대타로 투입돼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6일 나승엽을 4번에 배치했다.
나승엽은 1~2번째 타석에서 KT 선발 케일럽 보쉴리를 상대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는데, 세 번 당하진 않았다. 나승엽은 롯데가 2-1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서 보쉴리의 2구째 몸쪽 낮은 커브를 퍼올렸고, 이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238일 만의 홈런이었다.
흐름은 이어졌다. 나승엽은 6-1로 앞선 7회초 무사 2루 찬스에서는 바뀐 투수 주권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적시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고, 윤동희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면서 또 한 개의 득점을 쌓는 등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첫 홈런을 돌아보면 어땠을까. 나승엽은 "솔직히 홈런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직전 타석에서 기회가 왔고 해결을 했어야 했는데, 병살이 됐다. 그때 타이밍이 늦었다고 판단했다. 보쉴리의 퀵이 빨라서, 홈런 타석에서는 조금 더 빨리 치자고 생각했고, 마침 커브가 들어오면서 나가는 타이밍에 잘 맞았다"고 말했다.
나승엽을 비롯해 고승민의 타격을 보면, 3군에서 실전 감각을 쌓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1군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는 "드림팀 코치님들이 너무 잘 지도해주셨다. 그리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연습도 많이 했다. 경기에서는 긴장하지 않고, 매 타석 이기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태형 감독의 조언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가져온 것도 영향이 있다고. 나승엽은 "그때 폼에서 살짝 바꿨는데, 타격할 때의 느낌은 똑같은 것 같다. 감독님과 준비했던 것은 레그킥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레그킥만 하지 않지, 요점은 똑같다"며 "무조건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체만 조금 다르고, 과정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날(5일) 인터뷰와 이날 인터뷰의 분위기는 분명 달랐다. 5일의 경우 사죄의 시간이었다면, 6일은 수훈 인터뷰. 그런데 나승엽 매우 진중했다. "아직도 계속 죄송스럽다. 그동안 경기를 지켜보는 심경은 묘했던 것 같다. 팀이 상승세를 못 탔었는데, 계속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었다"며 팬들이 불러준 응원가에 대한 물음에는 "솔직히 좀 울컥했다. 처음엔 안 불러주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불러주셔서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나승엽은 "오늘은 잊고 내일은 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매 경기 이기기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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