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의 그 조언, 이제 뜻을 알겠습니다… 무엇이 KIA ‘실질적 에이스’를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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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황동하(24·KIA)는 2023년 1군 데뷔 이후 KIA 마운드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몫을 하던 선수였다. 선발, 롱릴리프, 대체 선발 자원 등 여러 가지 임무를 했다.
어린 선수가 1군 엔트리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었고, 그래도 꾸준하게 1군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으니 선수가 그런 상황에 젖어 있는 부분이 있었다. 황동하는 14일 광주 두산전이 끝난 뒤 “그때는 내가 대체 선발로 돌고 그냥 5이닝 정도만 던지면 알아서 뒤에서 막아준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최대한 할 것만 하고, 4~5이닝 정도만 던져도 내 스스로 만족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때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에게 하나의 조언을 했다. 이 감독은 “너무 욕심이 없어 보인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황동하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그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내가 어떤 욕심이 없지’라는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이 말한 욕심은 경기 내, 그리고 전체를 통틀어 보직에 대한 욕심 등 다양한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경기 중에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 경기의 주역이 되려는 욕심이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대체 선발 자리나 1군 엔트리 한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으려는 욕심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황동하는 이 감독 조언이 뜻하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황동하는 “선발 기회가 왔을 때 이번에는 나도 욕심을 한 번 내보고 싶었다. 내가 이닝을 끌어가서 내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즌을 롱릴리프에서 시작한 황동하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던 김태형이 부진하자 선발로 투입됐다. 다시 잡은 기회를 반드시 살리려는 황동하의 욕심은 다른 투구를 만들고 있다. 5월 2일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 5월 8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14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3실점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세 경기 연속 선발승,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다. 최근 KIA 선발진을 이끄는 실질적인 에이스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양의지에게 홈런 두 방을 맞아 3실점하기는 했지만, 양의지와 승부를 제외하면 크게 나무랄 것이 없는 투구를 했다. 최대한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 복잡하지 않게 승부를 끌고 갔다. 차라리 ‘그냥 쳐라’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면서 오히려 더 좋은 승부를 벌이고 있다.
황동하는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었는데 마침 선발 기회를 받았다”면서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그냥 타자와 승부한다는 생각이다. 그냥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는 그런 생각만 하고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타자가 치게끔 던진다. 볼을 던져봐야 투구 수도 늘고 야수들도 힘들어 한다. 그것 때문에 템포를 더 빨리 하는 것 같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서 이닝도 많이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경기 후 “황동하가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선발 투수 역할을 잘해줬다. 세 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를 해주면서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해주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황동하도 더 욕심을 내볼 참이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이제는 다른 선수에게 그 기회를 내주지 않고, 한 경기를 책임지는 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황동하는 2일 KT전에서 97구, 8일 롯데전에서는 75구를 던졌다. 14일에는 6이닝 동안 85구를 투구했다. 7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양의지에게 홈런을 맞고 강판된 게 내내 아쉽다. 예전 같았다면 6이닝을 던졌기에 만족하고 경기를 마칠 수 있었을 법 하지만, 더 큰 ‘욕심’이 생긴 황동하는 이제 그것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는다.
황동하는 “이닝 욕심도 있는데 저번 경기(8일 롯데전)도 내가 투구 수 70~75개 때 교체돼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잘 던지는 투수고,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였다면 교체될 일도 없었고 더 이닝을 길게 끌어가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새로운 목표에 욕심을 냈다. 기량에 욕심을 채운 황동하가 KIA 선발진의 지각 변동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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