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분 혈투 치른 선수가 맞나…안세영, 야마구치 39분 만에 압도→인도네시아 오픈 2연패 '시즌 5번째 우승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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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안세영(24, 삼성생명)이 다시 한번 세계 최강의 위엄을 빛냈다. 전날 78분 혈투를 치르고도 단 하루 만에 세계랭킹 3위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챙기며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줬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스토라 세나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1000 인도네시아 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게임스코어 2-0(23-21, 21-12)으로 완파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안세영은 성인 대표팀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우승까지 포함해 통산 세 번째 인도네시아 오픈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올해만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 싱가포르 오픈에 이어 총 5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놀라운 기록까지 완성했다.
이번 우승은 결승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기에 더욱 값지다. 준결승에서 오랜 라이벌 천위페이(4위, 중국)와 무려 78분 동안 혈전을 벌였다. 특히 마지막 3게임에서는 7-17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어내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연출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체력 소모가 극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결승 상대는 불과 일주일 전 싱가포르 오픈 결승에서 만났던 야마구치였다. 당시에도 안세영은 마지막 게임 16-19 열세를 뒤집는 믿기 힘든 역전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끼리 2주 연속 결승에서 만난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것이 바로 안세영이었다. 시작부터 길게 버티는 수비 대신 보다 공격적인 선택을 늘렸다. 네트 앞 압박을 강화했고, 기회가 날 때마다 대각선 깊숙한 곳을 찌르는 스매싱을 연달아 꽂아 넣었다. 야마구치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읽어낸 영리한 코스 공략도 빛났다.
코트 곳곳을 누비며 셔틀콕을 걷어 올리는 특유의 수비 능력과 날카로운 공격이 동시에 살아났고, 결국 인터벌을 11-10 리드로 맞이했다. 이후 야마구치가 추격할 때마다 안세영은 더욱 정교한 드롭샷과 역방향 공격으로 응수했다. 긴 랠리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 코트 빈 공간을 정확히 찔렀다.
팽팽했던 승부 끝에 안세영은 첫 게임을 23-21로 가져가며 사실상 우승의 절반을 손에 넣었다. 확실히 기섭 제압 후 흐름이 완전히 안세영 쪽으로 넘어왔다.
2게임 초반까지만 2-2, 4-4, 5-5로 맞서며 치열한 탐색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7-7 동점 이후 안세영이 본격적으로 기어를 올렸다. 특유의 빠른 발놀림과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연속 득점을 쌓기 시작했고, 11-8로 앞선 채 인터벌에 돌입했다.
인터벌 이후 승부를 갈랐다. 안세영은 전날 혈투가 오히려 몸을 확실하게 푼 계기가 됐는지 체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야마구치가 공격하면 걷어냈고,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강력한 스매싱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13-11 상황에서 폭발한 연속 득점은 사실상 결승전의 마침표였다.
야마구치는 점점 조급해졌다. 후반 들어 연속 득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고, 견고한 수비벽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안세영은 그런 야마구치를 12점에 묶어둔 뒤 17점부터 21점까지 홀로 포인트를 쌓아나간 끝에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더욱 우위를 굳혔다. 지난해 5승 1패, 올해 2승을 챙기면서 순식간에 19승 15패로 격차를 벌려 근래 실력 차이를 제대로 보여줬다. 싱가포르 오픈에서는 기적 같은 역전극으로 정상에 섰고, 이번 결승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한 승리 방식도 고무적이다.
안세영은 우승 직후 포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자카르타 이스토라 세나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자신을 향한 응원에 안세영은 "이곳 분위기는 정말 놀라웠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준결승 이후 멘털과 피지컬 모두 피로했는데 대표팀 동료들과 트레이너가 회복에 도움을 줬다"라고 우승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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