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두 선수가 있다. 한국 나이 마흔을 넘겼지만, 이승엽과 이호준은 실력으로 당당하게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겼고 솔선수범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13일 이승엽은 KBO 리그 신인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밝혔다. 

“운동선수라면 고집이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도 고집이 세다. 내면적으로는 항상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강한 승부욕은 여전하다.” 

이호준과 이승엽 참 닮았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이호준과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야구 인생을 시작한 이승엽 모두 프로 생활을 투수로 시작했다. 하지만 두 전설의 가치는 타자로 전향 뒤 더 높아졌다. 

기량면에서 후배들에게 절대 뒤지지 않은 두 선수지만 정상에 있을 때 아름다운 현역 생활 마무리를 택했다. 

이호준은 16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미 머릿속으로 은퇴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박수 칠 때 떠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승엽과 이호준 모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2012년 일본 생활을 접고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그해 한국시리즈 MVP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삼성의 왕조 구축에 큰 도움을 줬다.

이호준은 2013년 SK에서 FA로 NC로 이적 후 신생 팀 NC의 돌풍을 주도했다. 주장으로 최고 선임으로 이호준은 팀원들을 이끌며 NC의 3년 연속 가을 야구와 더불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만들었다.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는 녹색 그라운드와 이별할 때… 두 베테랑은 마지막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 - “올 시즌 더 많은 것을 보여 주고 싶다. 떠날 때 후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은 원 없이 다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겠다. 

이호준 - “올 시즌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시간을 대충 보내지 않을 것이다. 굳은 마음으로 남은 시간 야구 하겠다.” 

야구  야구 팬들 사이에서 ‘타자는 이승엽’, ‘인생은 이호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불꽃을 타오르게 할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두 전설은 2017년 시즌 뒤 그라운드를 떠난다. 

[영상] 이호준과 이승엽 ⓒ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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