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대립군' 여진구(왼쪽)-이정재 스틸. 제공|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대립군’은 전쟁 사극이 아니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지만 화려한 전투신은 볼 수 없다. 땀을 쥐는 듯 한 스릴과 화려한 전투를 상상했다면 허탈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와야 할 것이다. 대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에 집중한다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연출을 맡은 정윤철 감독을 만나 ‘대립군’에서 놓쳐서는 안 될 감정신을 물었다.

# 1. 백성을 위해 광해가 춤을 춘다

분조를 이끌고 대립군과 함께 길을 나선 광해는 피난민을 만난다. 식량이 귀한 상황에서 음식을 나눠 먹은 광해는 곡수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광해가 백성에게 먼저 다가가는 장면이다.

“뭔가 해주고 싶지만 줄 것이 없을 때 안마를 해 주기도 하고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광해가 백성을 위해 위문 공연을 하는 것이다. 왕세자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광해가 변하는 시점이고, 토우를 비롯한 대립군의 마음이 바뀌는 지점이기도 했다. 곡수 역을 맡은 김무열 씨도, 광해 역을 맡은 여진구 씨도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 중 하나다.”

# 2. 가장 짐스러운 광해의 가마를 토우가 절벽 아래로 밀어 낸다

분조 무리와 대립군은 적들의 시선을 피해 산길을 택한다. 험한 산길이지만 광해는 가마를 타고 이동하고, 대립군은 점차 지쳐간다. 그때 토우는 결심을 한 듯 가마를 절벽 아래로 떨어트린다.

“가마는 권력을 상징한다. 권력의 무게를 토우가 절벽에서 밀어 박살내는 것이다. 대립군과 분조의 위치가 바뀌는 중요한 지점이다. 가마만 타고 다니던 광해가 처음으로 땅에 발을 딛는, 세상의 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역시 힘들여서, 공들여서 찍었다.”

# 3. 산성 앞에서 곡수가 광해를 향해 밖으로 나오라고 외친다

곡수는 광해만 나오면 다른 백성을 살려준다는 왜군의 말에 애원을 한다. 산성 안에 있는 광해를 향해 “나오십시오. 살려주십시오”를 연발하며 감정을 쏟아낸다. 그 안에 있는 광해 역시 마음이 요동친다.

“산성 세트를 찾다가 못 찾았다. 결국 새롭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경주에 있는 목장에 수억을 들여 지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리얼한 액션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CG(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정말 날로 찍었다.”

한편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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