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A대표팀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정형근 기자]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이란전에서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순간.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 16강전이 떠올랐다. 당시 한국 U-20 대표팀을 지휘한 신 감독은 강호 포르투갈과 ‘맞불 작전’을 폈다. 공격이 강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수비 중심의 전술을 펼치지 않았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먼저 3골을 내주며 1-3으로 완패했지만 신 감독은 당당했다. 경기 직후 ‘전술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자 신 감독은 “수비를 구축해서 이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포르투갈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쳐서 이겨야 한다. 한국은 언제까지 수비 축구만 펼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백승호를 비롯한 20세 이하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 더 높은 곳을 바라본 신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회였다. 

‘소방수’ 신태용의 도전은 A대표팀 감독 부임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이란‧우즈벡전을 앞둔 신 감독은 포르투갈전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다면 한국 축구가 암흑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신 감독은 꾸준히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0의 스코어가 나오더라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실점을 절대 하지 않으면서 이기겠다.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이란을 대파하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접고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

이동국과 이근호, 염기훈 등 K리거 11명과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4명, '중동파' 남태희(알두하일SC) 등 16명이 파주 NFC에 모인 21일. 신 감독은 우선적으로 수비 전술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K리거와 중국 슈퍼리그 선수 중심으로 수비 라인을 갖추는 만큼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훈련을 실시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신태용의 축구 인생도 남은 2경기에 달렸다.”

화려한 공격 축구나 내용에 대한 칭찬보다는 반드시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2경기. 신 감독은 포르투갈전 패배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이란전을 대비하고 있다. 진화하는 신태용의 축구가 그동안 답답했던 한국 축구의 청량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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