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파주,취재 한준 기자·영상 배정호 기자] “적당한 긴장감 속에 훈련하고 있다. 경기 전까지 조직력을 잘 올릴 것 같다. 기분 좋게 훈련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간절하기 때문에, 가진 능력의 120%로 준비하고 있다. 훈련을 하다 보면 거칠어 질 수도 있는데,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본다. 휴식도 기분 좋게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국가 대표가 된 수비수 권경원(25, 톈진 취안젠)은 소집 첫날에도 취재진 앞에서 자연스러웠고, 소집 3일째 기자회견 대표 선수로 나와서도 여유롭게 인터뷰했다. 첫 질문에 내놓은 답에서 두 차례나 ‘기분 좋게’라는 표현이 나왔다.

태극 마크는 부담과 책임감이 따른다. 더구나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FIFA 월드컵 러시아 2018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9, 10차전은 결과에 따라 8회 연속 이어 온 본선 진출 역사가 끊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권경원은 즐거운 분위기로 운동하고 있고, 부담감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가벼운 마음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태극 마크 부담감이 느껴질 법도 한데 무조건 2연전 이기자는 생각뿐이라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게 없다.” 지금 대표 팀은 다른 곳에 한눈팔 겨를이 없다. 선수들 모두 목표가 분명하고, 그래서 하나로 빠르게 뭉쳤다. 




#웃고 있지만 치열하다

권경운은 연달아 “기분 좋게 훈련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신태용 감독의 지도 스타일과 선수단의 충만한 의욕에 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무척 밝고 서로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힘내서 파이팅 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그 전 감독님(울리 슈틸리케)과 해 보지 않아서 (내가 비교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감독마다 원하는 조직력이 다르다. 신 감독님은 선수들이 이해하기 힘들지 않게 요구하신다. 거부감이 없다. 개인적으로 수비수는 조직력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준비 기간이 충분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원래 어려서는 한국 감독님들이 무서웠다. 신 감독님은 그렇지 않더라.”

권경원은 하루 전 팀 훈련이 마무리되던 시점에 따로 코칭스태프에게 질문하고 ‘개인 과외’를 받기도 했다. 스스럼 없이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분위기다. “어제(22일) 내가 어떤 장면에 대해 물었다. 내가 아는 방법과 지도자 분들의 방법이 달랐다. 정답은 없다. 내 질문에 대해, 내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주려고 하신다.”

#신참 권경원도 빠르게 녹아 든 신태용 스타일

신 감독 역시 분위기 측면에서 권경원이 말한 내용은 의도한 바가 있다고 했다. 지금 선수단이 처한 상황 자체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선수들을 굳이 더 긴장하게 만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령별 대표 팀을 이끌 때도 그랬다. 할 땐 확실하게, 생활은 프로답게, 자유롭게. 신 감독은 인터뷰 때나 훈련 때 모두 강한 어조로 선수를 이끌면서도 ‘쿨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있다. 신 감독의 말에 취재진도, 선수들도 웃음 짓는 순간이 많았다. 

“우리 선수들이 이란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에 모두 갖고 있다. 어느 선수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집중돼 있다. 감독, 스태프, 선수 모두가 집중한 상황에서 더 긴장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훈련장에선 파이팅 넘치게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 식사 시간 외에 모든 생활 프로답게 자유롭게, 자율 속에 규율을 갖추게 하니 선수들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 신 감독의 지도 방식은 늘 같았고, 지금 대표 팀 상황에도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다.

▲ 권경원은 대표 팀 첫 소집에도 여유로운 자세를 보였다. ⓒ배정호 기자


권경원은 이번 대표 팀에 낯익은 선배가 많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함께 활동하는 선수들, 전북 현대에서 호흡을 맞춰 본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전북에서 할 때부터 이동국은 똑같다. 동국이 형이 워낙 후배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전북 선수들뿐 아니라 (김)주영이 형, (김)영권이 형 다 능력이 있다. 서로 이해 못하는 것은 없다.”

이란을 잡고자 하는 한마음이지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한정적이다. 이번에는 23인 엔트리에 26명의 선수가 뽑혔다. 아시아 리그 선수 17명이 21일과 23일에 걸쳐 조기 소집됐고, 유럽파 선수들 9명이 28일 합류할 예정이다. 

기존 대표 선수와 돌아온 베테랑, 새로 뽑힌 신참까지 경쟁 구도가 다양하다. 김영권은 “처음 대표 팀에 올 때 신입생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권경원은 “(주전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것보다, 나도 좋은 옵션으로 (대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말뿐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금 모인 대표 팀은 자신보다 대표 팀을 바라보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영상] [러시아 WC] 권경원이 말하는 신태용 그리고 이동국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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