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파주, 취재 한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이란(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9차전, 8월 31일)과 경기 결과가 우즈베키스탄 원정(10차전, 9월 5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기고 본선행을 확정하면 부담 없이 갈 수 있고, 비긴 뒤 최종전에서 결판을 낸다면 아슬아슬하다. 만약 패배하고 쫓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면 최악이다. 심리적 부담이 강하게 선수들을 짓누를 것이다.

이란은 개최국 러시아, 남미의 브라질 다음으로 빨리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과 경기 결과에 큰 의미가 없지만, 26일 한국에 조기 입국해 경기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란 축구는 한국 축구를 상대로 점해 온 우위로, 국제 대회에서 부족한 성과를 위안해 왔다. 이란은 이미 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 본선 대비 체제에 들어갔고, 전지훈련 계획도 짰다. 한국전은 실전형 평가전의 하나로 중요한 일정이다.

자신감이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인 신태용 신임 대표 팀 감독은 이란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보였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199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2-6으로 참패할 때 경기에 나섰던 경험이 있다. 즐거운 기억도 있다.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이란 클럽 조브아한을 꺾고 성남 일화(현 성남 FC)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다.

▲ 신태용 감독 ⓒ배정호 기자


#지피지기 신태용, 이란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

선수와 감독으로 이란 축구에 대한 경험이 많은 신 감독을 23일 저녁 대표팀 실내 훈련 시간 중 취재진을 만나 “이란은 우리가 일반 팬들은 중동 팀이라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중동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질과 특질의 차이를 짚었다. “페르시아 인 특유의 힘과 스피드, 유럽에 가까운 파워를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이란에 대해, 우리가 디테일하게, 깊이 알아야 한다.” 

신 감독은 21일 조기 소집한 대표팀 훈련 기장 중 이란의 플레이 패턴과 특징을 주입하고, 이를 훈련에 반영하고 있다. 자체적인 조직력과 전술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팀 맞춤형 플레이도 필요하다. 수비진은 더더욱 그렇다. 신 감독은 이란이 승리를 지키는 요령을 언급하며 선제골을 내주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침대 축구’ 경계령이다. 

“이란과 선수 시절부터 경기를 많이 해봤다. 절대 선제골을 주지 말아야 한다. 클럽도 마찬가지로, 서아시아 축구의 기본은 이기고 있을 때 침대축구다. 침대축구는 상대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다. 우리가 휘말리지 않게 선수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휘말리지 않으려면 선제골을 안 줘야 한다. 그래야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다.”



신태용 축구는 과감한 공격이 강점이지만, 수비가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전에서 온두라스의 역습에 무너졌고, 2017년 대한민국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의 역습 패턴에 이른 실점을 내줘 탈락했다. 이란전 역시 선수비 후역습 자세로 한국을 기다릴 이란의 플레이가 우려되고 있다. 신 감독은 침착하게 버티면서 기회를 도모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기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실리 축구로 월드컵 본선 티켓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종료) 휘슬을 불 때까지 참아야 한다. 열 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공격~!;하고 외치려 하고 싶을 때가있을 텐데, 그런 말이 목까지 올라와도 참아야지. 한 골 먹으면 지니까. 전반에 1골 먹고 지든 추가 시간에 한 골을 먹고 지든, 1-0으로 지는 건 마찬가지다. 우리가 가진 평정심 유지해야 한다. (선수들이 흥분해서 올라가면) 벤치에서 잡아야 한다.”

신 감독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분석의 결과다. 이란은 아시아 최종 예선 8경기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본선에 올랐다. “최종예선 1차전부터 8차전까지 다 분석했다. 평가전도 봤다. (이란이 예선에서 실점이 없지만) 골을 먹을 수 있었던 장면들은 많이 나왔다. 근데 안 먹은거지. 수비라인을 워낙 두텁게 서는 팀이고, 뛰는 양도 많다. 수비 조직도 좋지만 일단 (공수) 밸런스가 너무 좋다. (케이로스) 감독이 오래했으니, 선수들이 감독 요구를 다 안다.”

▲ 23일 대표팀 실내 훈련 지시한 신태용 감독 ⓒ한준 기자


#연구에 답이 있다...전략 분석 로드맵

신 감독은 몬테네그로와 평가전에서 2-1로 이긴 이란의 실점 장면을 언급하며 “그런 장면을 유추해서 골을 먹을뻔한 위험 상황, 이란의 약점, 다른 팀이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서 주문할 것이다. 상대를 더 연구할 것이다.” 

이란은 한국과 경기에 그 동안 비주전이던 선수를 실험해 동기부여를 높이고, 조기 입국을 통해 컨디션 조절도 미리 진행한다. 그 점에 대해 신 감독은 “장단점이 있다. 이란이 부담 없이 와서,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갈 수 있다. 우리는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란의 경기가 잘 풀린다면 이런 마음이 잘 먹히겠지만, 안되면 정신력이 더 약할 것이다. 그런 상황은 어찌될지 모르니, 상대를 논하기 보다 우리팀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신 감독은 이란의 전력은 분석하지만, 이란이 지금 처한 상황과 접근법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상대가 어떤 상화이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26일에 오든, 25일에 오든 20일에 오든 오라는 거다. 그 팀의 장점을 무력화하고, 단점을 공략해 이겨야 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란을 분석한 내용의 일부만 공유했다. “이란이 한 모든 경기를 통해 장점과 깨기 위한 방안을 보여줄 것이다. 한 번에 다 보여주는 것 아니다. 휴식을 주면서, (어떤 부분을 언제 보여줄지) 타이밍을 잡고 있다.” 조기 소집으로 여유가 생긴 신 감독은 이란전 결전의 날을 앞두고 촘촘한 로드맵을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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