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인 루니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웨인 루니(31, 에버튼)가 잉글랜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루니는 23일(한국 시간) 은퇴 성명서를 발표했다. 루니는 "가족, 에버튼 스태프와 많은 논의를 한 끝에 은퇴 결정을 내렸다. 잉글랜드의 팬으로 돌아가 응원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에서 루니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루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2003년 호주와 평가전에서 데뷔해 2016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 스코틀랜드전까지 14년의 시간을 잉글랜드와 함께 했다.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로 119경기에 출전해 53골을 기록,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며 잉글랜드 대표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했다.

▲ 호주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루니(왼쪽)
# 17세 소년의 국가대표 데뷔

루니는 2003년 2월(이하 현지 시간 기준), 만 17세의 나이로 오스트레일리아와 친선경기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데뷔전을 치렀다. 앳된 소년 티를 벗지 못한 풋풋한 모습으로 잉글랜드 대표로 첫 발을 내딛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친선경기이긴 했지만 1-3으로 완패했다. 이 경기가 14년 동안 계속될 잉글랜드 대표로서 루니의 첫 시작이었다.

▲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루니
# 마케도니아전 데뷔골

데뷔골이 나오는데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3년 9월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선제골을 줬지만 루니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이후 데이비드 베컴의 역전골로 잉글랜드가 승리했다. 53골의 첫 시작이 된 경기였다.

▲ 루니의 첫 메이저 국가대항전은 부상으로 끝났다.
# 유로 2004, 부상으로 끝난 첫 메이저 대회

루니의 국가대항전 첫 메이저 대회는 포루투갈에서 열린 유로 2004였다. 4경기에서 4골을 퍼부으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8강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만났으나 부상으로 교체됐다. 경기는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고,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7-8로 져 8강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루니의 첫 메이저 대회가 막을 내렸다.

▲ 퇴장으로 끝난 루니의 첫 월드컵, 호날두와 구설로 엄청난 이슈까지 낳았다.
# 첫 월드컵, 퇴장으로 끝나다

루니는 2006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며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리그 막판 첼시와 경기에서 발목 골절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극적으로 복귀하며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부상의 여파가 남아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유로 2004에서 탈락의 아픔을 준 포르투갈을 8강에서 재회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루니는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발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골도 없었고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퇴장을 받았다. 월드컵 데뷔는 최악으로 끝났다. 또 포르투갈전은 엄청난 후폭풍을 남겼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심판에게 루니가 카르발류의 발을 밟는 동작을 강하게 항의했고, 루니는 이를 보며 '나에게 왜 이러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호날두를 강하게 밀쳤다. 이 장면으로 두 선수의 불화설까지 생기며 큰 이슈가 됐다. 하지만 단순할 설로 마감됐다. 두 선수는 이후 최고의 활약으로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 본선 진출에 실패한 유로 2008. 유로 2008은 축구 종주국인 영연방 4개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이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 본선 진출도 못한 유로 2008

유로 2008 예선이 치러진 2007년은 잉글랜드의 루니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 잉글랜드는 유로 2008 예선 E조 러시아와 경기에서 1-2로 져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을 잃었다. 하지만 막판 일정에서 타 팀이 물고 물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마지막 경기인 크로아티아전에서 이기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에 2-3으로 패했고, 축구 종주국이 유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 루니의 두 번째 월드컵도 좋은 성과는 없었다.
# 두 번째 월드컵, 두 번째 실패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루니는 첫 월드컵과 다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력은 더 떨어졌다. 월드컵 전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가 있었고 자연스레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우여곡절 끝에 조별 리그를 뚫고 16강에 진출했으나 독일에 1-4로 완패했다.

▲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루니
# 4강 문턱에서 무너진 유로 2012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공동 개최로 치러진 유로 2012에서 잉글랜드는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했다. 매번 축구 종주국이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힘을 못 쓴다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는 무참히 날아갔다. 8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났으나 0-0으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2-4로 지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루니는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승부차기를 성공했지만 이후 애슐리 영, 애슐리 콜이 모두 실축하며 패했다.

▲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린 루니
# 월드컵 데뷔골,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루니의 월드컵 데뷔골은 세 번째 도전 만에 나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D조 2차전인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떠뜨렸다. 10년 만에, 세 번째 대회 도전 만에 나온 골이었다. 경기 수로는 10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0분에 나온 천금같은 골이었다. 하지만 루니가 웃을 수 있는 순간은 잠시였다. 잉글랜드는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앞선 1차전에서 이탈리에서 1-2로 패했기 때문에 조별 리그 2전 2패로 자력 16강 진출은 물거품이 됐다. 결국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최하위로 탈락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16강 진출이 당연히 예상된 이탈리아와 동반 탈락했다. D조에서는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가 16강에 진출했다.

▲ 주장으로 처음 나선 노르웨이전
#잉글랜드의 새로운 캡틴

브라질 월드컵을 끝으로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가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났다. 긴 시간 잉글랜드를 지탱한 두 선수가 떠나고 새로운 주장을 임명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잉글랜드의 선택은 루니였다. 루니는 2014년 9월 노르웨이와 친선경기에서 처음으로 잉글랜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결승골까지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어 최고의 주장 데뷔전을 치렀다.

▲ 루니의 마지막 메이저 국가 대항전으로 남은 유로 2016
# 마지막 메이저 대회, 유로 2016

루니의 잉글랜드 대표로 치른 마지막 메이저 대회는 프랑스에서 개최된 유로 2016이 됐다. 러시아, 웨일즈, 슬로바키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된 잉글랜드는 1승 2무 승점 5점으로 슬로바키아를 승점 1점 차이로 간신히 제치고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16강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이슬란드에 1-2로 져 탈락했다. 루니는 아이슬란드전에서 전반 3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 지난해 11월에 열린 스코틀랜드와 월드컵 예선. 이 경기가 잉글랜드 대표 루니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 잉글랜드 '루니'의 마지막 경기

2016년 11월 11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F조 스코틀랜드와 경기가 루니의 마지막 A매치 경기다. 당시 루니는 선발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잉글랜드의 루니로 태운 마지막 불꽃이었다. 하지만 뒤가 좋지 못했다. 루니는 경기 후 음주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소속팀 맨유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한동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루니는 2017-18 시즌 친정 에버튼으로 복귀했고 리그 2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부활했다. 이에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대표팀 승선을 요청받았으나 거절, 은퇴를 선언하며 잉글랜드 국가대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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