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KIA 최형우가 긴 슬럼프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3할 후반대이던 타율이 3할4푼5리까지 떨어졌다. 9월 한 달간 타율은 2할2푼2리에 불과하다. 장기인 홈런은 한 달 동안 1개에 그치고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도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형우가 겪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맥 데이터를 보면 최형우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타구 스피드가 떨어졌고 타구 발사각도 나빠졌다.

▲ 최형우 8월까지 타구 분석
▲ 최형우 9월 타구 분석

최형우는 8월까지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47.51km였다. 평균 발사각도 17도로 이상적이었다. 홈런이 많은 발사 각도는 25도에서 35도 사이지만 땅볼을 고려하면 나쁜 수치가 아니었다.

뜬공 타구의 평균 타구 속도는 150.61km였고 평균 발사각은 28.2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9월 들어서며 최형우의 타구 스피드와 발사각은 모두 크게 떨어졌다.

9월 전체 타구 평균 속도는 138.81km에 그쳤고 발사각도 11.4도로 떨어졌다. 뜬공 타구의 평균 타구 속도도 145.94km에 그쳤고 발사각도 27.5도로 낮아졌다.

타구의 방향도 중요한데 밀어 치는 빈도보다 가운데로 형성되는 타구가 많았다.

A팀 전력분석원은 "최형우가 3중고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체력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타구 스피드가 전체적으로 떨어졌고 이전보다 무뎌진 느낌을 준다. 기술적으로는 타이밍이 좋지 못하다. 타구가 너무 뒤에서 맞고 있다. 공을 끝까지 보겠다는 의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으로도 쫓기는 것이 느껴진다. 자신만의 스윙이 있는 선수였는데 그것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B팀 전력 분석원은 타구 방향에 주목했다. "최형우는 밀어 칠 때 확실하게 밀어 치는 타자다. 하지만 최근 그 빈도가 줄었고 가운데로 향하는 공이 많아졌다.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힘 없이 갖다 대는 스윙이 많았졌고 뒤에서 타구가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타구 스피드가 떨어진 건 체력적인 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여전히 최형우의 힘이 필요하다. 정규 시즌 우승 확정까지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최형우가 빠져 있는 늪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때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휴식과 처방을 병행할 수 있겠지만 2위가 되면 그 시간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 팀과 최형우 모두를 위해 정규 시즌 우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형우와 KIA가 시간을 벌 수 있을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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