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 2차전 결승 만루포를 터트린 두산 베어스 최주환(위)과 환호하는 NC 다이노스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국시리즈행의 판도를 결정할 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는 서로 '가을 DNA'가 있다고 자신하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과 NC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17일 1차전은 NC가 13-5로 이겼고, 28일 2차전은 두산이 17-7로 이겼다. 좌·우 100m, 중앙 125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에서 이틀 동안 홈런 10개가 쏟아질 정도로 두 팀의 화력은 뜨거웠다. 3차전은 두산 마이클 보우덴과 NC 에릭 해커가 선발 등판한다.

풍부한 가을 경험 덕인지 1패에 더그아웃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18일 두산 더그아웃이 그랬다. 1차전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고도 진 충격이 클 듯했지만, 여전히 분위기가 밝았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무대에서 실점으로 연결되는 실책을 저지른 유격수 류지혁도 굳이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았다. 김재호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한마디를 툭 던지며 후배를 다독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실투를 상대가 치면 분위기가 넘어가는 거고, 실수해도 커버하면 우리 팀으로 분위기가 넘어오는 것"이라고 덤덤하게 1차전을 복기했다. 이어 "류지혁은 잘하려다 그런 거다. 그래도 자책하는 스타일은 아닌 거 같다. 선수는 얼굴이 두꺼워야 한다. '실수해도 만회하면 되지' 이런 마음이면 된다"고 힘을 실어줬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차분하게 다음을 준비하는 두산 선수단의 분위기가 조금은 의아했다. 그래도 가을 야구인데. 그러자 한 선수가 "경험이 많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두산은 프로 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올해까지 19차례 가을 야구를 했고, 2000년부터 8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 우승했다. 몇몇 어린 선수들을 뺀 주축 선수 모두 2015년과 2016년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린 멤버들이다. 1패가 뼈아파도 끝이 아니라는 걸 안다는 뜻이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은 2차전 화끈한 반격으로 이어졌다.

NC는 두산과 비교하면 짧고 굵게 가을 야구를 맛봤다. 2013년 KBO 리그에 합류해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할 수 있는 시리즈는 다 경험했다. 올해는 정규 시즌 3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 2패를 거두며 첫 업셋을 기록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선수들이 많이 차분해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큰 무대에서 얼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은퇴 시즌에 보너스 경기를 치르고 있는 이호준은 선수들에게 "내 얼굴 더 보고 싶으면 잘하자"는 농담으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NC는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6경기 혈투를 치르고 올라오고도 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두산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까지 24이닝 동안 공략하지 못한 니퍼트를 5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끌어내렸다. 2차전은 불펜 방화로 경기를 내줬지만, 두산 국내 에이스 장원준마저 5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뜨리는 저력을 보였다.  

3차전은 조금 다르다. 이제 1패를 더 떠안는 팀은 벼랑 끝으로 몰린다. 두산과 NC 가운데 어느 팀의 '가을 DNA'가 결정적인 순간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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