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우민, 최준석, 넥센 채태인(왼쪽부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보상 선수를 포기하는 조건이 남은 FA(자유계약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2018년 FA 시장이 열린 지 27일이 됐다.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으나 아직 13명의 행방이 묘연하다. 포수 강민호(삼성, 4년 80억 원) 외야수 손아섭(롯데, 4년 98억 원) 민병헌(롯데, 4년 80억 원) 등 대어들은 이동을 마쳤다. 대어가 아닌 선수 가운데는 롯데 문규현이 3년 10억 원, 삼성 권오준이 2년 6억 원에 원소속 팀과 계약을 마쳤다.

보상 선수 규정이 있는 이상 대어가 아닌 FA들은 자유롭게 팀을 옮기기 어렵다. FA 계약을 맺은 팀이 원소속 팀에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1명을 내주거나 전년도 연봉의 300%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연봉 300%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호 선수 20인에 묶이지 않았다고 해서 선수, 그리고 사람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지나치기 힘들다. 

넥센과 롯데는 그럼에도 '보상 선수 포기'를 선언했다. 넥센은 일찍이 내야수 채태인이 다른 구단과 계약해도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알렸고, 롯데는 4일 내야수 최준석과 외야수 이우민의 요청을 받아들여 보상 선수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롯데는 "최준석과 이우민 모두 팀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줬다. 선수들의 요청에 고민했지만, 두 선수를 위해서 FA 이적 시 보상 선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두 선수의 빈자리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다른 구단까지 확산되면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는 FA들의 이동이 지금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 한화 박정진 정근우, 두산 김승회, KIA 김주찬, NC 손시헌 이종욱, kt 이대형 등 서른 중,후반을 바라보는 FA에게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김현수(29,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노리는 소수 구단을 빼면 대부분 외부 FA 영입에 손을 뗀 분위기다. 보상 선수를 포기한 구단의 배려가 시장의 움직임을 바꾼다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는 미계약 FA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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