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파, 쿠르투아, 코바치치(왼쪽부터) ⓒ첼시, 케티 이미지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하루 아침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첼시가 주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7)를 '싼 가격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냈고, 아틀레빅 빌바오로부터 케파 아리사발라가(23)를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로 영입했다. 마테오 코바치치(24)를 한 시즌 임대로 데려왔는데 수지를 따져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적시장 종료 임박, 발단은 쿠르투아 이적

누구를 탓해야 할까. 가장 먼저 쿠르투아가 이적시장이 임박해 이적한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10일 오전 1시(이하 한국 시간) 여름 이적시장이 닫힌다. 8월 말까지 이적시장이 개방된 다른 리그와 차별점이다. 

이적시장이 일찍 닫힌다면, 계획을 먼저 세우고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했다. 말 대로 쉽게 되지 않았다. 쿠르투아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두 자녀의 얼굴을 보고 선수생활을 해야겠다며 계속해서 이적을 요구했다. 마침 쿠르투아가 2019년 6월에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어서 선수 입김이 셌다. 

하지만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신임 감독은 "지금 순간 쿠르투아는 우리 골키퍼다. 나는 미래를 알지 못한다. 구단에 달렸다. 쿠르투아가 계속 우리 골키퍼이길 바란다"며 이적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구르투아가 탈선했다. 쿠르투아는 지난 6일부터 첼시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일종의 이적해달라는 항명인 셈이었다. 첼시는 레전트 패트르 체흐까지 보내며 주전 골키퍼로 기용한 쿠르투아의 배신이 달갑지 않았지만,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이적 마감이 하루 남았다. 

▲ 티보 쿠르투아

◆코바치치도 항명, 케파 바이아웃 영입까지

마침 이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였다. 2015년 레알에 합류한 이후 좀처럼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 코바치치가 쿠르투아와 마찬가지로 훈련에 무단 불참했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하며 이적을 추진한 코바치치가 첼시 레이더망에 걸렸다. 

레알과 첼시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고, 쿠르투아의 레알 이적과 코바치치의 첼시 한 시즌 임대 영입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동시에 쿠르투아의 대체 선수 수급도 공들였다. 다비드 데 헤아에 이어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 팀 골키퍼 케파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무려 그의 이적료는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 8000만 유로(약 1080억 원)였다.

▲ 케파는 쿠르투아를 대신할 수 있을까

◆찜찜한 거래를 마친 첼시

케파는 만 23살의 어린 선수이고, 코바치치도 경쟁력 있는 미드필더다. 쿠르투아를 보냈고, 두 선수를 데려왔으니 전력적으로는 플러스일 가능성이 크다. 근데 거래 세부사항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케파를 과연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할 만한 경쟁력이 있는 선수인가 첫 번째 문제요, 코바치치가 '임대 후 완전영입' 조항이 없다는 것이 두 번째 문제다.

물론 케파가 EPL 첫 시즌부터 빼어난 활약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케파도 한 시즌 임대 온 코바치치가 동시에 못 하는 '최악의 상황'도 존재한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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