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폰햄에 입단해 1군과 2군을 오가는 기요미야 고타로(왼쪽)과 KT에서 신인왕을 예약한 강백호. ⓒ WBSC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강백호(KT)와 기요미야 고타로(닛폰햄), 한국과 일본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던 두 선수의 데뷔 시즌은 사뭇 다르다. 

'신인왕 트로피에 지금 이름을 새겨도 될 정도'라는 수식어가 지나치지 않은 강백호의 데뷔 시즌이다. 1군 말소 없이 113경기에서 타율 0.288과 20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기요미야는 이제 프로 적응 단계다. 36경기에서 타율 0.214와 4홈런. 12개 구단 가운데 7개 구단이 1차 지명으로 택한 선수의 데뷔 시즌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강백호는 서울고 고교 재학 시절 3년 동안 11개의 홈런을 쳤다. 1학년 때 친 홈런이 5개다. 기요미야는 공식 경기에서 친 홈런만 29개, 비공식 경기까지 포함하면 111개의 홈런을 쳤다고 '알려져 있다'. 

▲ 강백호 ⓒ 곽혜미 기자
두 선수는 지난해 열린 WBSC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결과는 한국의 6-4 승리. 기요미야는 4타수 무안타, 강백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두 유망주의 성적도 희비만큼이나 엇갈렸다. 한일전뿐 아니라 대회 전체를 통틀어도 기요미야는 타율 0.219에 그친 반면 강백호는 0.375의 타율을 기록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다운 실력을 보였다. 

어디서 나온 차이일까. 힌트는 10일 한국의 우승으로 끝난 제12회 BFA 18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대회에서 일본은 '3강'인 한국과 대만에 각각 1점을 내는 데 그쳐 결승전에 오르지도 못했다. 한국은 일본과 경기에서 김대한의 홈런으로 3점을 내 3-1로 이겼다. 

일본 주간베이스볼은 일본 고교 선수들의 나무 배트 적응력을 이유로 든다. 이 매체는 "투수들은 한국전 3피안타, 대만전 8피안타로 할 만큼 했다. 공격력 부족이 패인"이라고 짚었다. 18세 이하 대표 팀 나가타 유지 감독의 의견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그는 "나무 배트 적응은 일본(청소년 팀)의 영원한 과제다. 짧은 시간 안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사카도인고교는 나무 배트를 쓰는 시기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나무 배트 적응력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대표 팀에 선발된 고조노 가이토는 "변명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 고교 야구에서는 알루미늄 배트, 한국 고교 야구에서는 나무 배트를 쓰는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장충고 감독을 지냈던 NC 유영준 감독 대행은 "일본 선수들은 저반발 알루미늄 배트를 쓴다. 그래도 차이는 있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 배트는 반발력 뿐 아니라 배팅 포인트의 면적도 다르다. 

주간 베이스볼은 "부원이 15만 명을 넘는 고교 야구에서는 나무 배트를 쓰기 힘든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에는 알루미늄 배트를 잡을 일이 없다. 청소년 대표 팀의 국제 대회 성적을 추구한다면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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