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철(맨 오른쪽)은 4년 만에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소공동, 김건일 기자]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호명될 때가 프로 선수가 되는 순간이다. 잠깐이지만 다신 오지 않기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2014년 9월 열렸던 201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서울고 박윤철은 전체 10라운드, 100번째로 한화의 호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미 연세대학교에 진학하기로 한 상태였다. 한화의 지명을 뒤로 하고 대학 졸업장을 향해 갔다. 야구가 안 됐을 때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박윤철".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이 다시 불렸다.

고등학교 시절 박윤철은 최원태와 남경호와 서울고 마운드를 이끌었을 만큼 촉망받은 유망주였다. 연세대 졸업을 앞둔 올해 대학 리그에서 12승 2패 평균자책점 2.33로 연세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까지 나오며 투구 폼이 안정적이고 구종이 다양해 잠재력이 풍부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이정용 이상동과 함께 대학 투수 중 '빅3'로 분류됐다.

하지만 현장 평가는 예상과 달랐다. 1라운드도, 2라운드도 아니었고 5라운드도, 6라운드도, 7라운드도 8라운드도 그리고 9라운드도 아니었다. 마지막 10라운드였다. 순번은 93번째.

"많이 초조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박윤철은 "마지막 기회였다. 이번에 안 되면 군대를 가려 했다. 야구는 끝내려 했다. 사실 야구를 관둔다면 무엇을 할지도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라고 활짝 웃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도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한화였다. 4년 전과 같은 팀이다.

박윤철은 "4년 전에도 10라운드 한화였는데 이번에도 같다. 신기하다. 한화와 무언가 있나 보다, 뽑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열심히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박윤철은 한화 박상원의 연세대학교 2년 후배다. 박상원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윤철이가 잘 돼서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말을 전해 듣자 박윤철은 "그렇지 않아도 상원이 형과 자주 연락을 한다.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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