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MMA 판 전체를 향해 분노했다. 하빕-맥그리거 전 하이라이트 등 UFC 229 전 경기 영상과 하이라이트 영상은 스포티비 나우(www.spotvnow.co.kr)에서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는 분노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코너 맥그리거에게, 그 같은 맥그리거 행동에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언론에도 일침을 놓았다.

누르마고메도프는 7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9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른 뒤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아니 사람이 아니라 언론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종합격투기는) 존중의 스포츠이지, 트래시 토크를 주고받는 운동이 아니다. 언론이 MMA를 이상하게 바꿔놓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가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 '이 판을 바꾸고 싶다'고. 맞붙는 상대에게 종교나 민족, 아버지에 관해 헛소리를 지껄이는 걸 더는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선 안 된다. 종교와 국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사실 확인 안 된) 얘기를 늘어놓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목표는) 나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양날의 검이다. 경기 전 날선 인터뷰와 과장된 제스처, 상대를 향한 '디스'가 최근 MMA 세계에서 일반적인 흐름이 됐다. 격투 실력은 물론 팬들 관심을 끌 만한 화제성을 갖추는 게 중요해졌다.

더는 싸움만 잘해선 UFC나 동료 파이터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결국 돈벌이 측면에서 페이퍼뷰(PPV)를 누가 많이 끊게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맥그리거식 언동'은 이 같은 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너도나도 맥그리거처럼 으르렁거리고 도발한다. UFC 229에선 토니 퍼거슨이 댄스 스텝을 밟거나 데릭 루이스가 뜬금없이 알렉산더 볼코프 모자를 벗겨버리는 '액션' 등이 펼쳐졌다. 모두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기획된 행동으로 읽을 수 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이 같은 분위기에 일침을 놓았다. 그리고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언론을 지목했다. 선수들 어처구니없는 말과 행동을 여과없이 기사화하고 대중에게 노출시킴으로써 이러한 추세가 더 급물살을 탔다는 시선이다.

챔피언은 "왜 (언론과 사람들은) 내가 케이지를 넘은 것에만 집중해서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6개월 전 버스를 습격해서 사람을 다치게 한 놈에 대해선 (언급이) 싹 들어갔다. 나는 아버지에게 '항상 상대를 존중하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AKA)에서 훈련한 7년 동안에도 그랬고. 지인은 다 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존중이 사라진 이 판을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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