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국회 문체위 국정 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동열 아구 대표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 연봉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손 의원은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한 질의응답 도중 선 감독에게 "연봉이 얼마냐"고 물었다. 주제와 전혀 상관 없는 질문이었지만 선 감독은 "2억 원"이라고 답했다. 손 의원은 "출근도 안하면서 2억 원을 받느냐"고 질타했고 선 감독은 “TV로 경기를 보는 게 낫다"고 답했다.

손 의원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을까. 손 의원은 국정 감사 후 자신의 SNS에서 선 감독을 강도 높게 비난했고 한 네티즌이 '대표팀 감독의 연봉으로 과한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고 댓글을 달자 "집에서 프로야구 경기 TV로 보면서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에게는 과합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진심이라면 손 의원의 야구 이해도가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를테면 축구는 선수의 동선과 팀 플레이 능력 전체를 보기에 현장이 더 좋지만 야구는 선수의 투구나 타격, 혹은 수비 등을 보다 섬세하게 관찰해야 할 때가 많다. 전문가가 아닌 팬들도 선수가 작게 보이는 현장보다 다양한 각도의 TV 중계 화면으로 보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게다가 2억 원이 과하다는 것은 어떤 근거인가. 국제 대회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대표팀 감독의 연봉을 과하다고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만약 누군가 "국회의원들이 보좌관 시중을 받으며 1억5000만 원을 받는 것은 과하다"고 이야기한다면 손 의원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TV로 야구 보는 감독"이라 칭하며 대표팀 감독을 대책 없이 깎아내리는 것 자체가 스포츠를 무시하는 일이다. TV로 야구를 보는 것이 한심하다는 논리는 어디서 온 건지도 알 수 없다. 야구 자체를 무시하지 않고서야 대중들 앞에서 내세우기 힘든 논리다.

한 마디로 손 의원은 한국 야구의 역사와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KBO와 선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비난을 넘어서 주는 것 없이 미워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라면 발언에 있어 이유나 근거라도 갖춰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이른바 '필터링'이 되지 않고 있다. 

국정 감사를 지켜본 야구 팬들은 오히려 선 감독에게 '동정표'를 던지고 있다. 최근 "여론을 보고 야구를 배운다"던 손 의원은 바뀐 여론을 보고 생각이 달라질까. 그렇게 된다면 손 의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선 감독을 함께 비판한 사람들은 뭐가 될까. 야구 대표팀을 넘어 스포츠의 가치를 무시하는 국회의원이 과연 국민을 대표한다고 해도 될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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