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정근우가 2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는 무려 11년 만에 가을 잔치에 초대 받았다. 그만큼 낯설고 떨리는 무대가 될 수 밖에 없다.

19일 시작되는 넥센과 한화의 준플레이오프는 누가 더 떨지 않고 경기를 잘 풀어 가느냐에서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 한화에도 믿을 구석은 있다. 이용규-정근우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진이다. 두 선수는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가진 가을 강자들이다. 

그 중에서도 정근우는 보다 높은 기대치를 갖게 한다. 그는 SK 시절 SK 왕조의 주역이었다.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했던 기억도 있고 아프게 경기를 내준 경험도 갖고 있다. 그 풍부한 가을 야구 경험은 가을 야구가 처음인 후배들에게 큰 버팀목이 돼 줄 것이 분명하다.

야구적으로도 정근우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원래 자리였던 2루수를 내놓고 지명타자나 1루수로 기용되고 있는 상황. 짧은 적응기를 거쳐 이제 완전히 자신의 자리로 만들고 있다. 시즌 막바지의 상승세가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다면 정근우는 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장타력이다. 정근우는 이용규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전적인 테이블 세터의 개념 속에 갖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해결하는 플레이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장타력 부분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멀리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시즌 장타율 4할6푼1리를 기록했다. 나쁘진 않지만 빼어난 성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9월 이후의 정근우는 또 다른 플레이어가 됐다. 장타력 부문에서도 분명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9월 이후 정근우의 장타율은 5할3푼이나 된다.

근거가 있는 장타력 상승이었다. 정근우는 9월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이 5할7푼6리였다. 하지만 9월 이후로는 6할4푼2리로 크게 장타율이 치솟았다.

일단 타구 속도가 빨라졌다. 시속 131.8km이던 평균 타구 속도는 9월 이후 136.1km로 빨라졌다. 빠른 타구가 많이 나오게 되면 정근우의 빠른 발이 더해지며 장타가 될 확률을 높이게 된다. 정근우의 빨라진 타구 스피드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타격 메커니즘도 이상적으로 바뀌고 있다. 일단 타구의 평균 발사각이 상승했다. 8월의 평균 발사각은 10도에 미치지 못하는 9.5도에 그쳤다.

그러나 9월 이후 정근우의 평균 발사각은 12.8도로 높아졌다. 라인드라이브 이상의 타구를 날릴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걸 뜻한다. 발사각은 장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발사각에서 향상된 수치를 찍고 있다는 건 정근우가 매우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장타가 될 수 있는 타구 스피드 구간에서도 많은 비율을 기록했다. 8월, 장타가 많이 나오는 시속 155km에서 165km구간 비율은 13%였다. 그러나 9월 이후로는 이 비율이 20%로 높아졌다.

빠른 타구 스피드와 이상적인 발사각. 장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최근의 정근우다.

단순히 찬스를 만드는 테이블세터의 임무를 뛰어넘어 하위 타순이 만든 찬스를 해결하는 해결사로서도 좋은 플레이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어지간한 중심 타선 못지않은 장타 능력은 테이블 세터로서 정근우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려 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근우가 정규 시즌의 마지막 상승세를 가을 야구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한화는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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