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배영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베테랑들이 설 자리가 정말 없다."

우완 배영수(38)가 15일 제37회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뒤 어렵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게 된 소감을 이야기했다. 배영수는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현역 은퇴와 은퇴식을 제안하자 방출을 요청한 뒤 새 팀을 물색했다. 두산은 무적이 된 배영수와 지난해 11월 30일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배영수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고, 연락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요즘 베테랑에게 차가운데 인정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베테랑들이 설 자리가 정말 없다. 다들 벼랑 끝에 선 기분일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이런 분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FA 시장 움직임을 보면 배영수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다. 2019년 FA 15명 가운데 NC 양의지 모창민, SK 최정 이재원까지 4명이 사인한 뒤로 시장이 얼어붙었다. 40대에 가까운 삼성 투수 윤성환과 LG 외야수 박용택을 빼면 한화 내야수 송광민과 외야수 이용규 최진행, 키움 투수 이보근 내야수 김민성, 롯데 투수 노경은, KT 내야수 박경수, 투수 금민철 등 대부분 30대 초,중반 선수들이다.

베영수는 지난해 삼성에서 방출된 뒤 LG 유니폼을 입은 투수 장원삼을 언급했다. 그는 "(장)원삼이는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단지 아팠다. 베테랑도 나름대로 재주가 있으니까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올해 나도 선수 20년째인데 열심히 했고 잘 준비했왔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고 연봉이 많다는 이유로 외면해 마음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4개월 정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는 동안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방법을 고민했다. 배영수는 "일본과 미국에 다 지인이 있어서 살펴봤는데 트레이닝 방법이 정말 많았다. 결론은 힘을 쓸 수 있는 폼으로 던지는 게 가장 좋은 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되는 건데 생각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도 보냈다. 배영수는 2013년 14승을 거둔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 10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왜 10승을 못 했을까 돌이켜봤다. 때로는 단순하게 가는 게 정답인데 너무 나한테 빠져 살았고, 자꾸 하나씩 더 만들려 했다. 공을 잡을 때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두산에서 다시 기회를 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수는 "늘 캠프에 가면 후배들이랑 똑같이 시작한다. 단 한번도 선발을 고집한 적은 없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경쟁에서 이겨서 자리를 잡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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