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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느 날, 게임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박대현 기자 pdh@spotvnews.co.kr 2019년 04월 18일 목요일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력서 칸이 모자랄 성싶다.

메이저리그와 워싱턴DC 연방법원, 페이스북과 맥킨지앤드컴퍼니 등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궁금했다. 도전의 삶을 즐기는지, 한곳에 오래 머무를 때 매너리즘을 경계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젠지e스포츠 최고경영자 크리스 박(39)에게 물었다. 

"운이 좋았다. 어떡하면 가장 흥미로운 도전 과제를 찾아 낼 수 있을지를 좇다 보니 (다양한 회사에) 몸담게 됐다. 똑똑하고 재밌는 사람과 일할 수 있는지를 중시했다. 그게 내 직업 선택 기준이었다. 내 실수를 이해하고 격려해 준 (그간 업무) 멘토와 가족,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들에게 끝없는 지지를 받았기에 가능했다."

사람 일엔 사람 손만 타지 않는다. 지형과 소득, 시대정신, 재난 등이 가지처럼 엉켜 삶을 구축한다. 박 대표이사도 자기 기준을 꺼내고 주변에 공(功)을 돌린 뒤 '세대'를 입에 올렸다.

"세대로부터 받은 영향이 적잖다. 개인적으로 법과 미디어, 기술과 스포츠 등에 관심이 많았다. (1980년대 초에 태어난) 우리 세대는 기존 틀을 깨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그 기회를 독려하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큰 행운이었다. 유심히 봤던 분야를 (기존 틀에서) 벗어난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 '게임'이 눈에 들어오더라. (꽤 새로운 영역이었음에도) 내가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파격을 우대한 세대적 특성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다. 게임은 e스포츠 산업을 통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상 가장 개방적인 플랫폼이 될 잠재력을 지닌 분야라고 생각한다."

박 대표이사는 e스포츠 가능성을 자신했다. 그가 꿈꾸는 10년 뒤 e스포츠는 어떤 세계일까. 현장 최전선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10년이면 꽤 긴 시간이다. 10년 뒤엔 적어도 두 세대가 성인으로 성장해 게임과 e스포츠에 강한 열정을 지니게 될 것이다. e스포츠는 (지금보다) 더 인기가 높아지는 건 물론 다른 (전통)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지배적인 영향력을 미칠 거다. 몇몇 리그는 프랜차이즈화돼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낼지도 모른다. 각자 방법(전략 기획, 마케팅, 영업)과 리그를 통해 널리 퍼져 있는 열성적인 팬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인기와 실력 모두) 최정상급인 구단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내가 말한 10년 뒤 미래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 언급한 내 예상보다 더 흥미진진한 발전이 있을 거라 확신한다."

▲ 젠지e스포츠 최고경영자 크리스 박은 게임과 e스포츠 시장 잠재성을 확신했다. ⓒ 젠지e스포츠
젠지 수장이 그리는 e스포츠 숲은 거대하다. 답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이 얼핏 스쳤다. 개인(게이머)과 집단(구단) 모두 슈퍼스타로 탈태하는 그림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숲을 조감했으니 나무를 들여다볼 차례. 10년 뒤 박 대표이사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있길 바라는지 물었다. 생각보다 평면적인 답이 돌아왔다.

"친구와 가족, 직장 동료를 대할 때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사람, (하루 하루) 발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일은 물론 주변도 살뜰히 챙기는 최고경영자. 이념형(ideal type)으로 손색없긴 하다.

e스포츠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달라는 요구에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미래"라고 답했다. 역시 시장성을 확신했다. 혹 인생 선배로서 10~30대 젊은이에게 건네고픈 말이 있을까.

"(젊은 친구에게) 조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기본을 쌓으라.' (기본기는) 정말 중요하다. 기술과 지식, 관계에서 기본이 탄탄해야 더 '넓게' 갈 수 있다. 선택지 폭이 넓어지고 흥미로워지며 스스로도 더 많은 능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사실 기본을 쌓는 일은) 평생에 걸쳐서 이뤄지는 거라 생각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배움 기회를 물색하고 자기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믿는다."

젠지는 올 초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e스포츠 구단 가치 7위에 올랐다. 약 1200억 원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설립 1년 반 만에 거둔 놀라운 성과. 가파른 성장세 비결이 궁금했다. 열댓 가지가 넘겠으나 걔중에서 딱 하나만 꼽아달라 부탁했다.

"케빈 추 회장을 비롯한 젠지 창립 멤버는 풍부한 재능과 경험을 지녔다. 특히 게임 개발에 관해선 비교를 불허하는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다. 이 점이 현재 젠지 규모를 키운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차세대 대표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자는 큰 포부를 가졌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도움을 준) 투자자와 파트너, 팬들께 감사하다. 그들에게 받은 지지와 지원이 성장 뿌리가 됐다. 경험과 전문성, 여러 사람 지지가 가장 큰 비결이라 생각한다."

젠지는 올해만 두 구단을 창단했다. 콜 오브 듀티와 에이펙스 레전드로 살림을 넓혔다. 공격적인 행보다. 당분간 양적 팽창 기조를 유지할 계획인지 물었다.

"젠지는 세계 정상급 리그와 e스포츠 커뮤니티를 항상 눈여겨본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두 영역에) 존재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단순 양적 팽창만을 위한 확장을 원하진 않는다. 젠지 기업 문화에 어울리는 선수를 찾고 영입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판단은 빠르게, 행동은 신중한 (건강한) 성장을 꿈꾼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뜨거운 화두다. 혹자는 황금알을 '낳을' 거위, 몇 안 남은 게임계 블루오션으로 보는가 하면 확장성 한계가 명확한 군소 게임 시장으로 읽는 목소리도 있다. 박 대표이사는 어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모바일 기술은 게임 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미칠 거다. e스포츠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계속 얘기하지만 현재 e스포츠 산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모바일 기술과 시장 잠재성을 결코 소홀히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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