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투수 오주원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벌떼 마운드를 히트작 삼아 포스트시즌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은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접전 끝에 8-7로 이겼다. 키움은 5전3선승제의 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 만을 남겨뒀다.

키움은 LG 트윈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부터 현란한 투수 교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LG, SK에 비해 2명 더 많은 14명으로 투수 엔트리를 채운 장정석 키움 감독은 경기 당 7.7명의 투수를 기용하며 적재적소에 불펜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 20세이브를 거둔 조상우는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의 2번째 투수로 6회 구원 등판했다. 8회에는 고종욱 한 타자를 잡기 위해 선발요원인 이승호를 투입했고 이어 한현희가 공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지만 9회 바로 교체됐다.

경기 분위기가 상대에 넘어가려 할 때 강한 투수를 내세워 흐름을 끊는 것은 장 감독은 시즌 때도 종종 선보였던 작전이다. 이때 주로 나서는 것이 조상우다. 장 감독이 조상우를 일찍 쓰고 나서도 과감하게 다시 투수를 교체할 수 있는 것은 9회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킬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주원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며 1승1패를 안았고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 모두 나와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 1세이브를 챙겼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6경기 중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제로의 호투를 펼치고 있는 것.

▲ 키움 포수 이지영과 오주원이 플레이오프 2차전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오주원은 2004년 현대 입단 때부터 10승을 올렸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던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키움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배일 수밖에 없다. 10살 넘게 어린 후배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가 조언을 건네고 있기도 하다.

김규민은 15일 2차전 승리 후 "우리 팀은 분위기가 처질 수가 없다. 텐션이 떨어질 것 같으면 선배들이 먼저 파이팅을 심하게 외친다. 혼내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를 마구 끌어올려서 후배들이 따라가게 된다"며 팀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오주원은 준플레이오프 당시 팀의 투수 교체 작전에 대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5회 이후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즌 때보다 조금 일찍 몸을 풀고 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든 나가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감독의 마음 속 마무리는 오주원이다. 베테랑의 가을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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