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우림 이선규.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자우림 기타리스트 이선규가 왜 거기서?

영화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 제작 인벤트스톤)가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 김호정이 주연을 맡은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가 한국으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코로나로 관객수가 크게 줄어든 극장가에서도 선전하며 개봉 1주일 만인 10일 1만 관객을 넘기며 사랑받고 있다. 

진짜 '프랑스여자'인 줄 알았다는 평이 이어질 만큼 주인공 미라 역의 김호정의 존재감이 강력하다.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며 내공있는 배우의 힘과 매력을 드러낸다. 하지만 쫀쫀한 앙상블도 못지않다. 비중에 무관한 여러 배우들의 매력이 담뿍 담겨 보는 맛이 더 크다. 

곳곳에 포진한 반가운 얼굴들이 시선을 붙든다. 김희정 감독과 김호정을 중심으로 한 거미줄같은 관계도도 흥미롭다. 

이 가운데 자우림 기타리스트 이선규가 일단 눈에 띈다. 감독의 데뷔작 '열세살, 수아' 영화음악 작업을 했던 인연으로 출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미라 일행이 자주 들르는 단골 술집의 사장으로 출연해 '실제 사장님 아니냐'는 오해를 살 만큼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났다. 그는 과거 tvN '잉여공주'에 출연, 연기자 변신을 꾀한 경험이 있다.

▲ 왼쪽부터 김영민, 김호정, 김지영, 이선규, 송영규.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등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송영규 역시 김희정 감독과의 인연으로 함께한 사례다. 송영규는 감독과 고등학교 연극부에서 만나 오랜 우정을 나눈 사이로, 미라의 오랜 친구 중 한명으로 등장해 극 안팎에서 활력을 더한다.

▲ 알렉상드르 구앙세.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미라의 프랑스인 남편 쥘 역은 프랑스 배우 알렉상드르 구앙세가 맡았다.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끌로끌로' 등에 출연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한국영화와 연을 맺었다. 2010년 칸 영화제에서 김희정 감독과 만난 게 인연이 됐다. 극중 쥘과 미라가 맡나는 장면은 사실 프랑스가 아니라 한국인데, 촬영 전 김호정의 오피스텔 위층에 거처를 마련한 알렉상드르 구앙세는 김호정과 매일매일 대사를 주고받으며 디테일을 더해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 김지영.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영은 미라의 오랜 친구인 영화감독 영은 역을 맡아 반가운 변신을 했다. 영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으로 청룡영화상 조연상을 휩쓸었던 김지영은 지난해 '극한직업'과 '엑시트'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도합 2000만 명이 훌쩍 넘는 관객과 만나며 강렬하게 각인됐다. 전작의 웃음기를 지워낸 '프랑스여자'의 영은은 '김지영 자체'다 싶을 만큼 그녀와 닮은 캐릭터라는 후문. 김호정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함께 출연했고, '화장' 시사가 끝난 뒤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던 인연이 있다. 이번 촬영으로 더욱 가까워져 프랑스 로케이션에는 등장도 하지 않는데 동행해 촬영이 끝난 뒤엔 김호정과 여행도 함께했다는 후문이다.

▲ 김영민.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미라의 또다른 친구이자 20년 전의 짝사랑 이후에도 감정을 갖고 있는 연극 연출가 성우로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부부의 세계'로 주가가 크게 오른 배우 김영민이 출연했다. 김호정은 김영민의 대학로 연극 데뷔작에 함께 출연한 이후 계속 인연을 맺어왔고, 영화 '마돈나'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김호정과 가까운 사이다보니 입맞춤 등이 어색할 수도 있었는데, 역시 프로답게 무대에서 하듯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김호정의 설명이다. 김호정은 "정말 아낀다"는 후배 배우 김영민을 두고 "워낙 단단하고 신체 표현을 잘 하는데 연기가 섬세하다. (데뷔한)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똑같은데 이제 다들 사랑하신다"고 기뻐했다. 

▲ 맨 왼쪽이 박현선.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미라의 두 친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두 배우는 마치 시간을 되감은듯한 느낌을 준다. 막강한 싱크로율, 선배들의 캐릭터와 합일하는 듯한 섬세한 연기로 재미를 더하는 한편,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에 관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한다.

김지영이 맡은 영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배우 박현선은 그 중에서도 싱크로율이 최고다. 턱까지 오는 짧은 쇼트커트 스타일에 보이시한 의상으로 싱크로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1994년생으로 여러 뮤지컬에 출연하며 주목받고 있는데, 잠시 등장하는 춤사위만으로도 남다른 끼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함께 처음 연기를 펼친 김호정은 "에너지가 밝다. 상냥하면서 화끈하다"고 치켜세웠다.

▲ 백수장.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영민이 연기한 성우의 젊은 시절은 '미쓰백'의 강력한 빌런 이후 더욱 활동 영역이 넓어진 배우 백수장이 맡았는데, 닮지 않은 듯 닮은 묘한 싱크로율이 역시 절묘하다. 김호정은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심사하던 당시 백수장을 발견했다고. 당시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그 심상찮은 연기력을 눈여겨 본 김호정이 적극 추천했다. 프랑스인인 알렉상드르 구앙세는 백수장을 보자마자 성우 역이란 걸 단박에 눈치챘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과거의 인물 해란과 현재의 연극배우 현아가 헷갈렸다면 정확하게 보셨다. 영화 '연애담' '샘'과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류아벨이 1인2역에 도전했다. '응답하라 1988'의 성보라로 주목받은 류혜영의 언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류아벨 영화 '프랑스여자'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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