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제라드 호잉과 결별을 선택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1)도 장수 외국인 선수로 가는 길은 힘겨웠다. 

한화는 22일 호잉을 KBO에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34)를 영입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호잉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호잉의 성적이 반등하지 않아 준비하고 있었다"고 외국인 타자 교체 배경을 밝혔다. 

호잉은 한화에서 첫해였던 2018년 탄탄한 외야 수비에 타격까지 터지면서 '복덩이'로 불렸다. 142경기에서 타율 0.306(529타수 162안타), 30홈런, 110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4번타자 임무까지 맡았다. 덕분에 한화는 그해 정규 시즌 3위로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호잉이 타격에서 강점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타격보다는 외야 수비 보강에 무게를 두고 데려온 선수였다. 그러다 시즌을 치르면서 반전을 보여준 케이스다. 당시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 관계자는 "호잉은 국내 투수들의 공에 맞는 스윙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 그만큼 똑똑한 선수인 것"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해의 강렬한 인상을 계속 끌고 가지 못했다.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124경기에서 타율 0.284(476타수 135안타), 18홈런, 73타점으로 대부분 공격 지표가 떨어졌다. 공인구가 바뀐 여파라고 해도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공격력을 다 보여주진 못했다. 첫해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짜증 섞인 행동들을 자주 해 팬심을 잃기도 했다. 

한화는 그래도 한번 더 호잉을 믿고 함께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봉 14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 삭감한 총액 11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호잉은 에릭 테임즈(전 NC, 2014~2016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2017년~), 제이미 로맥(SK, 2017년~) 등과 함께 장수 외국인 선수의 길을 걷는 듯했다. 

구단의 믿음에도 호잉은 34경기에서 타율 0.194(124타수 24안타), 4홈런, 14타점으로 부진했다. 공을 아예 맞히지 못할 정도로 타격감이 뚝 떨어져 있었다. 코로나19로 7월 중순에야 새 외국인 타자가 1군에 합류할 수 있는 상황에도 한화가 결단을 내린 배경이다. 

호잉은 구단에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정 단장은 "호잉이 '3년 동안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내일(23일) 선수들과 인사를 하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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