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문제 탓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염경엽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건강 문제로 현장을 떠났던 염경엽 SK 감독이 팀을 떠난다. 자신의 건강 이슈로 팀에 부담을 끼치지 않겠다는 의사가 반영됐다. 또한 올해 팀 성적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SK는 후임 감독을 물색 중이다.

SK는 30일 염경엽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을 알렸다. SK는 "염감독은 최근 손차훈 단장과 면담을 갖고 올시즌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민경삼 대표이사가 염감독과 만났고, 염감독은 재차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염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7년 단장으로 부임해 팀과 인연을 맺은 염 감독은 2019년 양친의 병환 문제로 미국 복귀를 결정한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줄곧 1위를 달리면서 지도력이 꽃을 피우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두산의 맹렬한 추격에 결국 정규시즌 최종일 역전을 허용하며 구단 역대 최다승(88승)의 빛이 바랬다. 분위기가 꺾인 SK는 키움과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하며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염 감독은 올해 명예회복을 별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마운드의 원투펀치였던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의 해외 이적 공백이 컸던 데다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은 부상으로 2경기 출전 이후 이탈했다. 여기에 타선까지 살아나지 않으며 시즌 초반 팀이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부터 성적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염 감독의 건강은 계속 악화됐다. 결국 6월 25일 인천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경기 도중 쓰러지는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염 감독은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9월 1일 인천 LG전에서 복귀했으나 다시 건강이 악화되며 결국 올 시즌 지휘봉을 내려놨다. 

건강 문제는 어느 정도 호전이 됐으나 한 시즌 내내 팀을 이끌 만한 기력을 되찾았는지는 회의적이었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현장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염 감독도 결국은 팀을 위한 선택을 내렸다. 누군가는 이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염 감독은 "SK와이번스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즐거움을 드리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특히 시즌 중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구단과 팬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이제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는 염 감독의 사의를 수용한 뒤 30일 인천 LG전이 끝난 뒤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언론 보도로 조금 앞당겨졌다. 후임 감독은 계속 물색하고 있었으며 복수 후보자 중 최종 선택은 조만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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