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렐 허바드가 2일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결선을 치렀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소문난 잔치에는 역시 먹을 것이 없었다. 논란의 ‘트랜스젠더 역사’ 로렐 허바드(43·뉴질랜드)가 그간의 명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허바드는 2일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결선에서 경기 도중 기권을 선언했다. 인상에서 1~3차 시기로 시도한 120㎏, 125㎏, 125㎏을 모두 들어올리지 못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날 결선을 치른 10명 중 유일한 실격패였다.

허바드는 이번 대회의 뜨거운 감자로 통했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성전환 선수였기 때문이다.

1978년생인 허바드는 20대 초반까지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남자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23살이던 2001년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껴 역도를 그만두었고, 2012년 여성으로 성을 바꿨다. 그리고 38살이던 2016년 다시 역기를 들었고, 40대 초반의 나이로 이번 대회까지 출전하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현재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크게 막지 않고 있다. 여성으로 성을 바꾼 선수의 경우에도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가 기준을 충족하면 출전권을 부여한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아직 성전환 선수와 관련된 연구가 충분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성평등을 들어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허락해야 한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그래도 허바드의 의지는 꿋꿋했다. 허바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IOC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세상은 바뀌고 있다. 나는 남들처럼 훈련하고 경기를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바드의 도전은 일찌감치 끝나고 말았다. 허바드는 이날 결선에서 좀처럼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20㎏으로 신청한 인상 1차 시기를 실패했고, 2차 시기에선 125㎏을 어렵게 들어올렸지만, 심판진은 동작이 완벽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실패를 선언했다. 그리고 3차 시기 125㎏ 역시 제대로 들지 못해 인상을 소득 없이 마쳤다.

총 10명 중 유일하게 인상에서 단 한 차례도 무게를 들어올리지 못한 허바드는 결국 실격패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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