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2016 도루왕 박해민(왼쪽)과 2014년 도루왕 김상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연이어 중심 타자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고 있다. 1년 동안 일어난 일이다.

삼성 대들보 4번 타자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로 떠났다. KIA는 24일 보도 자료를 내고 'FA 타자 최형우를 4년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전설의 중심 타선 '이-마-양'(이승엽-마해영-양준혁)에 이어 차세대 중심 타선으로 불리며 성장한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 모두 떠났다. 채태인은 트레이드로 넥센 히어로즈로 갔고 박석민은 지난 시즌 후 4년 총액 96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며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까지 푸른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이제 빨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중심 타자 3명의 이탈. 야구 팬들은 최근에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비슷한 상황을 봤다. 바로 넥센의 이야기다. 넥센은 2014년 40홈런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개척을 위해 떠났고 2015년 KBO 리그 최고 홈런 타자 가운데 한 명인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중, 장거리포를 터뜨리던 유한준은 FA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 넥센 김하성이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도루를 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넥센 염경엽 전 감독은 바로 팀 색깔을 '힘'에서 '발'로 바꿨다. 넥센은 발 빠른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원 히트 투 베이스'를 외쳤다. 우중간이나 우익 선상으로 타구가 빠지면 뒤도 보지 않고 3루까지 뛰었다. 올 시즌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도루를 시도했다. 확 바뀐 색깔로 '꼴찌' 후보는 준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구장 환경의 변수는 있지만 삼성이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떠난 4번 타자 최형우는 올 시즌 삼성의 13.06%(195안타/1,492팀 안타)의 안타를 쳤으며 21.83%(31홈런/142팀 홈런)의 아치를 그렸고 18.18%(144타점/792팀 타점)의 타점을 올렸다. 은퇴를 앞둔 이승엽에게 이런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선수 1, 2명의 활약으로 채우기에는 최형우의 빈자리가 크다.

'원 히트 투 베이스'의 기본은 1루 주자가 짧은 안타에 3루에 도전하는 것, 오른쪽으로 가는 타구를 만든 뒤 2루를 밟은 후 고민하지 않고 3루로 뛰는 것이다. 삼성에는 발 빠른 선수들이 많다. 2014년부터 올 시즌까지 삼성은 도루왕을 휩쓸었다. 2014년 김상수가 53도루로 타이틀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과 올 시즌에는 박해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긴 다리를 앞세운 구자욱도 도루할 수 있고 최재원도 발이 빠르다. 제대 후 성공률이 크게 낮아지긴 했으나 배영섭도 빠르다.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출루만으로도 상대를 흔들 수 있다. 1루에서 봤을 때 멀기만 한 홈 플레이트를 좀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무기가 발이다. 
▲ 부상했던 최재원도 20도루까지 가능한 선수다 ⓒ 삼성 라이온즈

'운' 적인 요소가 따르긴 하나 구자욱과 박해민은 지난 시즌 3루타의 사나이였다. 구자욱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친 7개를 포함해 13개의 3루타를 쳤다. 리그 1위다. 박해민은 홈에서 친 7개를 포함해 12개를 때려 구자욱의 뒤를 이었다. 두 선수를 앞세워 삼성은 넥센에 이어 팀 3루타 2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발야구'가 가능한 팀이다. 거기에 우승 팀 두산 베어스에 이어 최소 실책 2위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발야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 넥센은 2017년 삼성에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선택은 삼성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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