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백 따봉', 지난해 FA컵 우승을 차지한 서정원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올 시즌도 수원 삼성의 핵심은 스리백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12일 경기도 화성시 클럽 하우스에서 열린 사간 도스와 프리 시즌 매치 조인식 자리에서 "새해에는 크게 3가지 목표를 세웠다"며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K리그 클래식 최다 골을 기록하는 것,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수비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전술이란 평가는 맞지 않다"며 "수원도 선수 구성에 맞게 스리백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마치고 유럽으로 갔다. 잉글랜드의 첼시와 토트넘, 독일 호펜하임의 스리백을 보니 단순히 수비수 3명을 두는 것이 아니라 선수 구성에 맞게 다양한 전술 변화를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선수 보강으로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스리백을 이번 시즌에도 핵심 전술로 삼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지난 시즌 유독 부진했던 K리그 성적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서정원 감독의 스리백이 어떻게 진화할지 예상해봤다.

▷기본: 3-4-3 전술

이번 시즌에도 기본적인 전술은 3-4-3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스리백 전환 뒤 수비 안정과 함께 경기력이 살아났다.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염기훈은 스리백이 지금의 수원에 잘 맞는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시즌 초 4-1-4-1 포메이션을 쓸 땐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이 컸다. 체력 소모가 컸고 공격을 하려고 하면 힘에 부쳤다. 스리백으로 전환한 뒤 공격할 힘을 남길 수 있었다"며 스리백 전술의 장점을 설명했다.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한 장호익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포백일 때 오히려 수비적인 경기를 했고 스리백을 설 때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뒤에 수비수가 있으니 자신 있게 공격을 펼쳤다"며 "스리백이 팀에 잘 맞는다. 스리백을 썼을 때 실점도 줄고 공격적으로도 잘 됐다. (염)기훈이 형이 잘했다. 수비 안정이 되니 공격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의 성공 역시 스리톱의 수비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변주: 3-5-2 전술

서 감독은 3-4-3 전술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같은 스리백에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첼시는 3-4-3 전술을 쓰지만, 토트넘은 3-5-2 전술을 쓴다. 팀마다 선수 구성에 맞게 포지션 변화를 주면서 다른 색깔을 내더라. 수원도 위치 변화를 주며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A컵, 리그까지 경기가 많다. 선수들을 로테이션하며 고루 활용할 계획이다. 투톱도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인정했다.

서 감독은 조나탄과 함께 새로 영입된 박기동 등을 투톱으로 기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 3-4-3 전술 변화 뒤 활약할 수 있는 위치가 애매해졌던 산토스도 투톱으로 나설 수 있다.수원의 투톱 전술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공격수를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수원에 합류해 맹활약한 조나탄은 빠른 공격에 적합하다. 산토스는 단신이지만 민첩하고 기술이 뛰어난 선수다. 폭발적인 스피드나 강한 몸싸움은 없지만 골 냄새를 잘 맡는다. 전남에서 합류한 박기동은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동료들을 잘 살리는 공격수다. 장신에 기술도 뛰어난 공격수 김건희도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조합을 바꿔가며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박기동은 "자신은 포스트 플레이, 연계 플레이가 뛰어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한 유형의 선수이고, 조나탄은 빠른 선수로 역습 때 적합하고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같이 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과제: 조직력 높이기

이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주전 선수 조합을 찾고 조직력을 높이는 것이다. 서 감독은 "지난해 포백으로 시작해 스리백으로 바꿨다.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이고 조직력에 초점을 두고 준비하겠다"며 전지훈련의 목표를 밝혔다.

수원이 3-4-3 전술을 구사하려면 측면 조합 역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 감독은 "홍철과 이상호의 공백이 아쉽다"며 "새로운 선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3-4-3 전술은 측면에 무게가 실리는 전술이다. 이상호와 홍철은 각각 FC서울과 상주 상무로 떠났다. 대신 김민우와 최성근이 영입돼 수원의 측면엔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민우, 장호익이 왼쪽 수비수로 활약할 수 가능성도 있고, 새로운 선수가 영입될 수도 있다. 김민우는 오른쪽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도 있다. 양상민과 곽광선 역시 왼쪽 수비수로 활약할 수 있다. 

장호익은 "지난해는 왼쪽에 힘이 실렸다. 올해는 오른쪽에서도 잘해서 균형을 맞춘다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스리백 전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왼쪽 수비수로도 활약한 적이 있다"며 "어느 자리든 감독님이 기용하시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 전지훈련은 최적의 선수 조합을 찾고 조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조직력을 강조했다. '멀티 플레이어' 김민우는 "스리백에 익숙하진 않지만 스페인 전지 훈련에서 조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동 역시 "스리백을 전남에서 경험해 봤지만 익숙하진 않다. 스페인에 가서 훈련하며 적응할 것"이라며 역시 전지훈련을 기대하고 있었다. 수원은 13일 스페인 말라가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다. 

수원은 다음 달 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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