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을 강팀으로 만들고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두산 베어스와 함께한 지 26년째다. 1984년 (주)오리콤에 입사한 뒤 1991년 그룹사 이동을 하면서 베어스와 인연이 시작됐다. 2011년부터 프런트 수장으로 일하며 강팀 만들기에 나섰고,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김승영 두산 사장의 이야기다.

야구와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손을 잡고 동대문야구장에서 처음 야구를 봤다. 야구의 매력에 빠진 김 사장은 동네 야구, 직장인 야구를 하면서 야구를 향한 애정을 키웠다.

야구와 구단을 향한 애정을 선수들에게 쏟을 예정이다. 김 사장은 "여기 있는 선수들이 다 제 아들뻘이다. 구단 사장이 아니라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보살펴 주고 싶다"고 말했다.

▲ 김승영 두산 베어스 사장 ⓒ 한희재 기자
다음은 김승영 사장과 일문일답.

-두산과 함께한 처음과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구장 인프라가 훨씬 좋아졌다. 주목할 만한 건 팬들 성향이 예전과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예전에 야구공을 감히 팬들에게 팔 수 없었다. 공짜로 제공하는 팬 서비스 개념이 강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팬들이 직접 구매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응원 문화도 바뀌었고, 팬층이 예전에는 젊은 남성 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여성 팬과 가족 팬이 늘었다. 야구라는 문화가 새롭게 형성된 거 같다.

-두산 사장에 오르면서 세운 계획이 있을 텐데, 그 계획이 지금 잘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 사장에 올랐을 때 '강한 프런트를 만들자'고 말했다. 강한 프런트가 당시에는 현장에 많이 간섭하고,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는 프런트를 뜻했다. 제가 말한 강한 프런트는 야구에 대한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 현장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잘해 주는 게 중요하다.

강한 프런트는 각 구성원의 핵심 역량을 많이 키워서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려다 보면 조직적으로 미흡한 게 많이 생긴다. 많은 경험을 습득할 수도 있지만, 단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외부에 유능한 분들을 스카우트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직원도 육성해야 하지만, 좋은 사람을 스카우트해서 경험 많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면 강한 프런트가 된다고 생각한다. (취임) 당시 외국인 스카우트가 다른 구단과 비교해서 약하다고 생각해서 보강에 힘썼다.

-'두산 왕조의 서막이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기분 좋은 평가지만, 부담도 있을 거 같다.

왕조라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은 좋지만 부담스럽다. 우리 팀이 오랫동안 강한 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전력으로 끌고 가는 게 목표다. 왕조라는 표현은 과분한 거 같다.

-두산 ‘프런트의 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원준 영입,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 등 최근 성과가 좋았다. 화수분 야구는 꾸준히 조명받고 있다. 중요한 판단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원동력을 꼽자면?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박정원 구단주께서 야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 지원을 든든하게 해 주셔서 가능했다. 실무적으로는 현장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김태룡 단장을 비롯한 김승호 운영팀장 등 현장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직원들이 필요한 점, 요소마다 부족한 점을 빨리 확인했다. 보완할 게 많이 생기면 의사 결정을 빨리해야 하는데, 저도 일을 같이 해오면서 공감대가 잘 형성되면서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 김승영 두산 베어스 사장 ⓒ 한희재 기자
-지난해 '판타스틱4'로 불린 좋은 선발진을 갖췄지만, 젊은 선발투수가 눈에 띄지 않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젊은 투수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구단 차원 대응 방안이 있다면?

올 시즌도 불펜이 불안 요소가 될 거 같다. 판타스틱4라고 칭찬해 주시지만, 올해 판타스틱4가 지난해처럼 좋은 활약을 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야 하는데, 2군에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 부상을 빨리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거 같다. 

다른 팀과 비교해서 2군 투수 코치가 부족했다. 올해 이강철, 조웅천, 이용호 투수 코치를 영입해서 투수들에게 조금 더 1대1로 직접 코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기존에 좋은 야수들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투수 쪽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2군 선수들을 자주 살핀다는 말을 들었다. 젊은 투수 가운데 기대되는 선수들을 꼽는다면.

처음 기대와 시즌 들어가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성영훈이 지금까지 공백이 길었다. 본인이 열심히 하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함덕주가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올해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고봉재도 지난해 경험을 많이 쌓아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거라 본다.

-FA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한 KIA가 두산을 위협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 시즌 판도를 예상하자면?

지금 어느 팀이 강하다고 꼽기 어렵다. 저희 팀을 뺀 나머지 9개 구단이 다 강하다. 다 잘할 거 같다. 올해 KIA와 LG가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고, 리빌딩을 잘해서 젊어진 팀도 있어서 올해 저희가 독주 체제로 가기는 지난해보다 경쟁이 심할 거 같다. 굳이 꼽는다면 KIA와 LG, 넥센, NC와 접전이 예상된다.

-선수단이 한마음으로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구단 차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나아가 장기 집권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3연속 우승을 향한 의지가 직원들과 선수단 모두 강하다.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데, 팀이 하나로 뭉친 팀워크는 좋다. 선수 지원은 부상을 방지하고 컨디션 조절 잘할 수 있게 트레이닝 파트에서 지원해야 한다. 나머지는 선수들 사고 예방 교육이나 개인적으로 우리 프런트가 잘 다가가서 고민이나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산 팬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한다.

야구단은 팬이 있어 존재한다. 팬들을 위해 즐거운 야구를 하는 게 구단 목표다. 팬 중심 야구를 해야 하고, 모범이 될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 응원하면서 시즌 내내 두산 야구를 편하게 볼 수 있고, 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좋은 결과를 이루는 건 선수들이 몫도 있지만 팬과 코치진, 감독, 직원들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

[영상] 김승영 두산 사장 신년 인터뷰 ⓒ 촬영 한희재 기자, 편집 임창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