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전북 현대가 2017년 ACL에 출전하지 못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는 전북의 2017년 ACL 출전권 박탈 여부를 놓고 심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축구연맹의 솜방망이 처벌...직접 칼을 든 AFC

지난 시즌, 전북은 2013년 심판 매수 사건이 드러나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 원의 징계를 받았다. AFC는 지난해 9월 프로축구연맹의 징계가 확정되자 AFC는 곧바로 공식 검토에 들어갔다. 한 달 후 허정무 연맹 부총재는 AFC를 찾아 전북 심판 매수의 실체를 밝히고 징계 내용을 설명했다. 

AF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축구 관계자는 당시 "AFC는 각국 축구협회에서 문제가 될 만한 일이 발생하면 자체 조사를 하거나 해당 축구협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AFC가 추가 조치를 하는 경우는 전체 사례의 10%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 사태와 유사한 사례에 대한 AFC의 명문화된 처리 방향이나 양형 기준은 없다. 다만 AFC는 사안의 중대성과 함께 해당 축구협회나 구단 등 사태의 당사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세웠는지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연맹 관계자는 전북 스캔들이 AFC의 자료 수집 정도로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AFC는 '심판 매수'라는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칼을 뽑아 들었다. 전북 사태를 처리한 연맹의 미온적 태도와 최종 징계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국내 축구계에서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AFC는 한국 축구가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물론 연맹의 징계안이 나온 뒤 상위 기구인 대한축구협회의 정몽규 회장은 강력한 조치를 하라고 협회 수뇌부에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연맹의 징계안을 반려해 재심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그러나 협회는 논란이 커질 경우 한국축구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연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 '2016 아시아 클럽 챔피언' 전북 현대는 2017년 ACL에 진출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전북 현대

◇AFC 출전 관리 기구 심의 중...20일쯤 박탈 여부 결정

AFC는 대한축구협회에 재심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AFC는 2016년 ACL이 끝나자 직접 추가 제재를 검토했다. 그리고 전북의 올해 ACL 참가를 박탈하자는 의견을 출전 관리 기구에 전달했다. AFC 출전 관리 기구는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과 관련한 사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하고 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어느 정도 선수 구성을 마쳤는데 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우려된다. 일단 AFC 측에 17일까지 소명할 계획"이라며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출전권이 박탈된다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FC는 지난해 6월 캄보디아 구단 프놈펜 크라운의 2017년 AFC 컵(ACL 하부 대회) 출전 자격을 취소한 적이 있다. 7명의 선수가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놈펜 구단은 CAS에 항소했고 결국 프놈펜은 AFC컵 출전이 가능했다. CAS가 프놈펜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전북도 비슷한 결과를 예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종 징계를 결정하는 AFC 출전 관리 기구는 프놈펜 구단 사건 이후 신설돼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 전북은 AFC 출전 관리 기구에 17일까지 소명할 기회가 있다. 전북의 출전권 박탈 여부는 오는 20일쯤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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