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끝이 보이지 않았던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35, 미국, 세계 랭킹 2위)의 왕좌가 무너졌다. '그물망 수비' 안젤리크 케르버(29, 독일, 세계 랭킹 1위)가 새로운 여제로 떠올랐지만 여자 테니스 무대는 '춘추전국시대'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이 16일 시작된다. 여자부는 치열한 경쟁이 점쳐진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9월 US오픈 준결승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5, 체코, 세계 랭킹 5위)에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US오픈 4강에서 탈락한 윌리엄스는 세계 랭킹 1위에서 떨어졌다. 그는 2013년 2월부터 186주 동안 지켜 온 세계 랭킹 1위에서 내려왔다.

▲ 2016년 윔블던 결승전을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는 세레나 윌리엄스(왼쪽)와 안젤리크 케르버 ⓒ GettyImages

1999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윌리엄스의 시대는 16년 동안 이어졌다. 그는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22번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전설' 슈테피 그라프(47, 독일)가 기록한 그랜드슬램 대회 22번 우승과 타이를 이뤘다. 윌리엄스가 그라프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 보유자인 마거릿 코트(호주, 24회)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문제는 경쟁자가 아닌 윌리엄스에게 있었다. 서른 중반인 그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최근 윌리엄스는 그랜드슬램 대회와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 프리미어 멘덴터리 급 대회에만 주로 출전했다. 그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많은 대회에 뛰지 않았다. 윌리엄스의 왕좌가 조금씩 흔들릴 때 케르버는 꾸준하게 좋은 성적표를 받으며 윌리엄스를 추격했다.

지난해 호주 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한 케르버는 윌리엄스를 따돌리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이번 호주 오픈에서 윌리엄스는 결승에 진출해야 세계 랭킹 1위 탈환을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케르버가 결승에 오르면 다른 선수들의 성적과 관계없이 1위를 지킨다.

▲ 2016년 호주 오픈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세레나 윌리엄스 ⓒ GettyImages

윌리엄스의 이번 대회 최대 고비는 1회전이다. 2번 시드를 받은 그는 첫 경기에서 '제2의 힝기스'로 불리는 벨린다 벤치치(19, 스위스, 세계 랭킹 48위)를 만난다. 벤치치는 지난해 2월 WTA 투어 상페테르부르그 트로피에서 준우승했다. 여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인 페드컵 1라운드에서는 홀로 3승을 올리며 에이스 소임을 해냈다.

그러나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고 있는 벤치치는 윌리엄스에게 쉽지 않은 상대다. 윌리엄스와 벤치치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다. 2015년 캐나다 로저스 컵 준결승전에서는 벤치치가 윌리엄스를 세트스코어 2-1(3-6 7-5 6-4)로 이겼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케르버는 호주 오픈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올해 케르버의 출발은 좋지 않다. 그는 지난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WTA 투어 아피아 시드니 인터내셔널 2회전에서 다리아 카사트키나(19, 러시아, 세계 랭킹 26위)에게 0-2(6<5>-7 2-6)로 졌다. 호주 오픈 전초전인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조기 탈락한 그는 1회전에서 레시아 츄렌코(27, 우크라이나, 세계 랭킹 61위)를 만난다.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8, 폴란드, 세계 랭킹 3위)도 호주 오픈 우승 후보다. 2012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했던 라드반스카는 지난해 WTA 투어에서 3번(중국 센젠 오픈 코네티컷 오픈 중국 오픈) 우승했다.

▲ 2017년 호주 오픈을 앞두고 현지에서 훈련하고 있는 안젤리크 케르버 ⓒ GettyImages

지난주 아피아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는 결승에 진출했지만 요안나 콘타(25, 영국, 세계 랭킹 10위)에게 0-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라드반스카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자신의 목표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 랭킹 4위 시모나 할렙(25, 루마니아)은 아직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2014년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 결승에 진출해 마리아 샤라포바(30, 러시아)와 명승부를 펼쳤지만 1-2(4-6 7-6<5> 4-6)로 무릎을 꿇었다.

할렙은 2015년 WTA 투어에서 5번 결승에 진출해 3번 우승했다. 지난해 초까지 세계 랭킹 2위를 지켰지만 케르버와 라드반스카에게 밀려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1회전에서 탈락했던 그는 올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이들 외에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5, 체코, 세계 랭킹 5위)와 지난해 WTA 파이널에서 우승한 도미니카 시불코바(27, 슬로바키아, 세계 랭킹 6위)가 호주 오픈 첫 우승에 도전한다.

[영상] 케르버 윌리엄스 라드반스카 할렙 경기 하이라이트 ⓒ 편집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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