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의 민족2' 파이널 무대. 제공|JTBC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시청률까지 좋았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힙합의 민족2’가 남긴 의미는 그것이 다가 아니다.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무대는 신났고, 어떤 노력보다도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지난 17일 종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2’는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랩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반인 참가자들의 도전까지 받았던 Mnet ‘쇼미더머니’나 여자 래퍼들로만 구성된 ‘언프리티 랩스타’와 달리, 그저 연예인이라는 직종 아래서 랩에 도전하고 싶은 참가자들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예선은 50여명의 참가자의 블라인드 테스트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실루엣만 보이는 무대에서 자신이 선곡한 곡으로 랩을 선보였고, 각 3명씩 이뤄진 다섯 가문의 선택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선정된 멤버가 모두 24명이었다. 이들은 다시 1대1 대스매치, 세미파이널을 거쳤고 최종 10인이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파이널 무대에 오른 사람은 장성환, 김보아, 박광선, 김기리, 이미쉘, 박준면, 강승현, 장기용, 양미라, 앤씨아다. 이들은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가문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프로듀서들을 선택해 파이널 무대를 꾸몄다. 결승은 10팀이 한번에 격돌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치렀다. 최종 우승은 ‘랩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화제를 모았던 박준면에게 돌아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약 3개월에 걸쳐 방송됐다. 방송 기간은 3개월이었지만 참가자들이 예선부터 시작해 파이널 무대까지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6개월이었다. 6개월의 노력은 고스란히 ‘힙합의 민족2’에 담겼지만, 아쉽게도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힙합의 민족2’는 평균 1%(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대의 시청률을 보여줬다. 나름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힙합의 민족’ 시즌1보다도 성적이 나빴다. 이따금 ‘랩 괴물’ 박준면과 세월호 참사 애도곡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던 치타 등의 무대가 관심을 모으기는 했으나 그뿐이었다. 관심이 시청률로는 이어지지 않았던 것.

최종적으로 받아든 시청률이란 성적표는 나빴지만, 그 시간 동안 참가자와 프로듀서들이 보여줬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배우’라는, ‘개그맨’이라는 틀에 갇혀 있던 연예인들의 여러 면면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줬다. 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힙합신의 인물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게 했다. 

▲ 박준면-마이노스 팀이 '힙합의 민족2'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JTBC 방송 화면 캡처

특히 우승을 차지한 박준면은 ‘즐기는 자는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두 달간 이센스의 ‘삐끗’을 숨소리마저 따라할 정도로 연습한 뒤 예선에 임했다. 이후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보였던 박준면은 힙합 자체의 매력에 푹 빠졌고, 또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이널의 우승자다운 태도였다. 

박준면을 비롯해 파이널 무대에 오른 10팀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무대에 집중하고, 또 즐겼다. 그저 힙합이 좋아서, 힙합에 매료된 래퍼들에게 ‘힙합의 민족2’는 단순한 방송이 아닌 놀이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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