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충동'으로 첫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 류승범. 제공|프로스랩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배우 류승범이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다. 영화 '베를린', '부당거래' 등에서 선보인 강렬한 연기를 무대 위로 옮겨,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CJ 아지트에서는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조광화 연출을 비롯해 류승범, 김뢰하, 손병호, 박해수, 박광선, 황영희, 황정민, 전역산, 송상은, 박도연, 문장원 등이 참석했다.

연극 '남자충동'은 목포시를 배경으로, 가부장을 지향하는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 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다소 어두운 느와르 극에 코믹적인 요소가 더해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류승범은 이번 '남자충동'에서 장정 역을 맡아 연극에 처음 도전한다. 데뷔 17년 차 베테랑 배우지만 낯선 연극무대의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공개연습에서 긴장한 듯 대사 실수를 보이던 류승범은 곧 자연스러운 사투리로 극에 녹아들었다.

이날 류승범은 '남자충동'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처음 대본을 보고 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그랬더니 굉장히 해보고 싶더라. 이후로 연극 예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생각하게 됐다. 예전에 호기심에 대학로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단순히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왔었는데, 이번에는 연극 예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류승범은 "사투리는 극중 어머니로 나오는 황영희 선배님 고향이 목포라서 지도를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대본 자체에 대사가 사투리로 맛깔나게 적혀있다. 그래서 대본을 위주로, 배우들과 서로 공유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류승범은 '남자충동'에서 강한 남성성을 표현한다. 제공|프로스램
조광화 연출은 류승범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최근 공연문화의 배우 트렌드가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면이 있다. 그래서 관객들도 강한 캐릭터를 불편해하는 상황이다보니 배우들도 이러한 문화에 익숙해졌는지 날 것 그대로인 배우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남자충동' 장정 역에는 강한 모습과 풍자성이 있는 단순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했다. 말 그대로 강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있는 배우를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조 연출은 "류승범은 계속해서 거절당하다가 이번에 직접 연락이 닿아서 캐스팅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야생마 같고 거친 모습과 지금보다 젊었을 적 보여줬던 엉뚱하고 다소 귀여운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어 장정 역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류승범은 줄곧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비췄지만, 대부분 스크린에서 작품을 해왔다. 이에 대해 류승범은 "영화만 하게 된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최근 연극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기게 됐고, 그래서 이 자리에까지 온것 같다"라고 간결한 답을 내놨다.

류승범은 "연습에 임하면서 다양함과 새로움을 보고 배우고 있다. 가끔 헤메는 경우가 있는데 연출님과 연극을 오래 해온 선후배 배우들이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신다. 무대에서 걷고, 뛰고 하는 등 숙지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혼란스러운 시기도 겪었는데 즐겁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우로서 연극 예술에 참여하며 무대에 선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자충동'은 지난 1997년 초연돼 각종 연극상 13개 부문을 휩쓸며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다. 올해 개막 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2004년 재연 이후 약 1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남자충동'은 오는 2월 16일 대학로 TOM관에서 개막해 3월 26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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