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구리, 김덕중 기자, 곽혜미 영상 기자] '상암의 왕' 하대성이 FC 서울로 돌아왔다. 

하대성은 2010년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두 번의 K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으로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선수 자신에게도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었다. 중원에서 데얀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3시즌(2011~2013년) 연속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FC 도쿄,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활약하다 3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지난 20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하대성은 3개국 4개 도시에서 활약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선입견을 깰 수 있었고 체계화된 유소년 시스템에 감탄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강원 FC에 새 터전을 마련한 '절친' 부평고 동기들에게 영상 편지를 썼고 황선홍 감독 이하 박주영, 주세종 등과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서울로 돌아온 하대성과 일문일답. 

-서울, 베이징, 도쿄 등 3개국 수도 구단에서 뛰었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

베이징으로 이적한 첫해 ACL에 진출했다. 서울이 조별 리그 같은 조에 있었다. 서울과 경기를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당시 소속 팀이 베이징인데 서울을 상대로 이겨도 그렇고 져도 비판 받을 것 같았다. 서울과 첫 경기는 베이징에서 열렸다. 갈팡질팡하다 최선을 다해야 서울 팬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더 열심히 뛰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결과는 1-1로 비겼다. 서울 홈으로 열린 2차전은 계약 조건으로 뛸 수 없었다. 베이징이 0-2로 졌고 조별리그 탈락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생활을 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쁘게 보일까 조심스럽지만 중국과 일본 환경이 달라서 당황했던 적은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공항 밖으로 나오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일본의 첫 이미지는 좋았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도시도 깨끗했다.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았던 것처럼 들린다.

절대 그렇지 않다(웃음). 솔직히 말하면 베이징으로 이적하기 전 중국, 중국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 겪으면서 이런 선입견을 깼다. 중국 사람들의 정이 매우 깊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 보다도. 동료들, 친구들과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나를 보러 한국에 오고 내가 그들을 보러 중국에 갈 정도다. 베이징에 있을 때는 재중 동포 동료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에도 그 친구를 만나러 옌벤에 다녀왔다.  

-3개국 4개 도시에서 활약하면서 축구 환경, 문화의 차이점을 느꼈나.

오래 생활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3개국 수도를 연고로 하는 팀이기 때문인지 축구 붐 조성은 아주 잘돼 있다고 생각한다. 베이징은 기본 3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는다. 축구에 대한 관심도 엄청나다. 서울, 도쿄도 마찬가지다. 

관중 문화나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유소년 시스템은 정말 체계적이다. 일본에서 13세 이하 유소년 선수를 키워서 성인 팀까지 가는 경우를 목격했다. 성인 팀에서 2, 3명 정도가 13세 유스 출신이다. 보통 18세 때 테스트를 거쳐 유소년 팀에 합류시킨 뒤 프로에 데뷔하는 경우는 흔하게 봤지만 13세 이하 선수가 유소년 시스템 과정을 거쳐 프로까지 가는 경우는 처음 봤다. 

-중국 슈퍼리그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이는데 ACL에서 만나면 어떤 느낌인가.

과거와 견주면 확실히 달라졌다. 정말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중국 팀들이 외국인 선수 위주의 축구를 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중국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와 비교해서 어렸을 때 부터 조직적인 축구, 전술적인 축구를 배우지 못해 그 부문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앞으로 점점 달라질 것이고 정말 무서운 상대로 성장할 것이다. 

-황선홍 감독과 만나게 됐는데.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서울에 있을 때도 포항 감독을 맡고 계셔서 많이 만났다. 포항에서 4-3-3 포메이션을 많이 쓰셨고 미드필드 플레이의 세밀성, 빠른 템포를 많이 강조하신 걸로 알고 있다.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하게 되면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다만 나 또한 감독님의 기대에 최대한 부응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주세종 선수가 하대성 선수의 팬이라고 하든데.

몰랐다. 휴가 때 (고)명진이와 같이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옆자리에 주세종 선수가 있었다. 그래서 밥을 같이 먹은 적은 있는데 (주)세종이가 그런 줄은 몰랐다. 여러모로 기대가 많이 된다. 밖에서 서울 경기를 보면 주세종 선수가 살림꾼처럼 많은 일을 했다. 주세종 선수가 서울 중원의 중심을 잡을 것 같다. 나는 서포터로 잘 지원하겠다.  

-이근호, 김승룡, 백종환 등 부평고 동기들이 모두 강원 FC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렇다. 자주 연락한다. 초등학교부터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이다. 서울로 복귀하자 마자 연락이 왔다. 축하한다고 했고 공교롭게도 강원의 첫 홈경기 상대가 서울이다. 강원 축구 붐을 위해서 서울을 꼭 꺾어야한다고 했다. 딱히 반박하지는 않았는데 여러모로 재밌을 것 같다는 답을 했다. 

▲ 3년 만에 FC서울로 돌아온 하대성 ⓒ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