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한국 여자 축구 사상 초유의 경기가 성사됐다. 한국은 평양에서 북한과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 예선을 치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1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세계 랭킹 10위'를 자랑하는 여자 축구 강호, 북한은 최종 예선 20개 국가 가운데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한국은 최근 10여년 동안 북한을 이긴 경험이 없다. 역대 전적이 1승 2무 14패로 크게 뒤져 있고, 최근 승리 역시 12년여 전이다.
더구나 조 1위를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본선 진출 8개국 가운데 4개국은 이미 확정됐다. 지난 대회 상위 3개국(일본, 호주, 중국)과 개최국 요르단이 본선에 나선다. 조별 리그 1위에 올라야만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홈 이점도 안고 경기를 치른다. 조 추첨에 앞서 유치 신청서를 낸 북한은 '안방' 평양에서 한국을 맞는다.
Q : 통일부 허가 필요한 평양 원정, 준비 절차는
대표 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통일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지난 주말 저녁 조 추첨 결과를 받아 든 대한축구협회는 23일 통일부와 관련 사항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다.
협회 관계자는 "조 추첨 결과에 대해 AFC에도 확인했다. '북한이 개최하는 것은 변함없다'고 했다"며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준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통일부와 미팅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방북 허용을 시사했다. 이날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으로서 대회의 국제적인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다뤄질 문제"라고 말했다.
Q : 애국가 연주, 태극기 게양 이뤄질까
한국과 북한의 맞대결 장소가 평양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국가(애국가) 연주와 국기(태극기) 게양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에 난색을 보였던 전례 때문이다. 실제로 평양에서 열렸어야 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과 최종 예선 원정 경기는 북한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제3국'인 중국의 상하이에서 치러지기도 했다.
협회는 이번에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3국'에서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했다. 협회 관계자는 "유치 신청서를 냈다는 것은 국제 대회에 요구되는 모든 요건들을 북한이 수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절차에 맞춰 진행된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Q : 예선서 만난 북한, 왜 한국에 불운일까
경기 외적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더 큰 문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아시안컵 본선이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한다는 사실이다.
북한을 넘고 본선에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만약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여자 월드컵도 함께 물건너가는 것이 된다. 윤덕여 감독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원하지 않았던 조 편성 결과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한 그는 "북한에는 홈 이점이 작용해 우리에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받아들이고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AFC 여자 아시안컵 최종 예선 조 편성 결과> A조> 요르단 필리핀 바레인 이라크 UAE 타지키스탄 (개최지: 타지키스탄) B조> 한국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 북한 (개최지: 북한) C조> 태국 대만 레바논 팔레스타인 괌 (개최지: 팔레스타인) D조> 베트남 미얀마 이란 시리아 싱가포르 (개최지: 베트남) * 대회 기간 :4월 3일부터 12일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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