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세로니는 홈그라운드에서 TKO로 지고 5연승을 이어 가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33, 미국)의 연승이 고향에서 끊겼다.

2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콜로라도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온 폭스 23 코메인이벤트 웰터급 경기에서 호르헤 마스비달(32, 미국)의 펀치 연타를 맞고 2라운드 1분에 TKO패(레퍼리 스톱) 했다.

덴버는 세로니가 성장기를 보낸 고향과 같은 곳. 경기 전날인 28일 계체에서 이혼한 부모 대신 자신을 키운 할머니의 손을 잡고 등장해 홈 관중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세로니는 2006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하고 콜로라도주에서 8번 경기했는데 모두 이겼다. 그 가운데 콜로라도의 주도인 덴버에선 한 번 싸웠다. 2012년 8월 UFC 150에서 멜빈 길라드를 하이킥으로 쓰러뜨렸다. 이번이 덴버에서 두 번째 경기. 절대 질 수 없었다.

하지만 마스비달은 무서운 스나이퍼였다. 타격전에선 상대하기 까다로운 베테랑이었고, 세로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세로니가 왼손 잽으로 견제했지만 마스비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 압박했다. 마스비달의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여러 번 세로니의 안면에 꽂혔다.

마스비달은 1라운드가 끝나기 전 펀치 3연타로 세로니를 뒤로 벌러덩 눕혔다. 때마침 라운드 종료 버저가 울리지 않았다면 그대로 TKO승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기는 이미 가져왔다. 마스비달은 세로니의 복부에 니킥과 펀치를 쏟아부었다.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세로니는 버티기만 할 뿐이었다.

2라운드 마스비달이 복부에 펀치를 몰아치자, 세로니가 반격할 수 없다고 판단한 허브 딘은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세로니는 홈그라운드의 패배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마스비달은 3연승을 기록하고, 통산 전적 32승째(11패)를 거뒀다. 현재 랭킹 12위에서 톱 10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로니는 할머니를 비롯해 고향의 친지와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4연승이 끊기고 웰터급 전향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총 전적 32승 8패 1무효가 됐다.

경기 요약

- 호르헤 마스비달 2R 1분 TKO승

- 호르헤 마스비달 32승 11패 / 도널드 세로니 32승 8패 1무효

- 호르헤 마스비달 웰터급 전향 후 3연승 (승패패승승승) / 도널드 세로니 웰터급 전향 후 4연승 뒤 패배 (승승승승패)

- 호르헤 마스비달 2R 유효 타격 21회 / 도널드 세로니 2R 유효 타격 4회

- 한 줄 평: 마스비달의 저력 앞에 고개 숙인 '한 남자' + 자주 경기하는 건 멋있지만… 

▲ 발렌티나 셰브첸코가 줄리아냐 페냐에게 첫 서브미션 패배를 안겼다.

셰브첸코 '난 반쪽짜리 타격가가 아니야'

발렌티나 셰브첸코(28, 키르기스스탄)는 킥복싱 전적 61전 58승 1무 2패의 사우스포 타격가다.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와 타격 접전을 펼쳤고, 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인 전 챔피언 홀리 홈을 판정으로 꺾었을 정도로 펀치와 킥의 완성도가 높다.

당연히 줄리아나 페냐(27, 베네수엘라)가 셰브첸코와 정면 승부를 펼칠 이유는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가까이 붙어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그런데 셰브첸코는 예상했다는 듯 급하지 않았다. 펜스에 기대고 침착하게 테이크다운을 방어했다. 페냐의 니킥이 올라올 때 무릎을 잡고 되치기로 두 번이나 사이드 마운트를 탔다. 클린치에서 니킥 연타로 기세를 잡으려던 페냐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페냐가 2라운드 기어코 테이크다운을 성공했으나, 셰브첸코는 이미 반쪽 타격가가 아니었다. 그라운드 기술도 좋은 종합격투가로 진화해 있었다.

1라운드 막판 페냐가 시도했던 리버스 암바를 2라운드에 되돌려 줬다. 페냐는 팔의 각도를 틀어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가드 포지션에서 셰브첸코의 암바는 견고했다. 결국 페냐에게 2라운드 4분 29초에 탭을 받았다.

랭킹 1위 셰브첸코는 2위 페냐를 서브미션으로 잡고 타이틀 도전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 전적 14승 2패가 됐다. 페냐는 셰브첸코의 타격만 경계하다가 큰코다쳤다. UFC에서 4연승을 달리다가 일격을 맞았다. 전적 8승 3패.

셰브첸코는 UFC에서 첫 서브미션 승(통산 6번째)을 기록했고, 페냐는 2009년 데뷔 후 처음으로 서브미션 기술에 걸려 쓴잔을 마셨다.

경기 요약

- 발렌티나 셰브첸코 2R 4분 29초 암바 서브미션 승

- 발렌티나 셰브첸코 14승 2패 / 줄리아나 페냐 8승 3패

- 발렌티나 셰브첸코 UFC 첫 서브미션 승 / 줄리아나 페냐 종합격투기 첫 서브미션 패

- 한 줄 평: 어떤 상대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그것이 강자의 조건 + 셰브첸코는 테이크다운 방어에 서브미션 기술, 그리고 댄스 세리머니까지 강렬했다. 배우고 싶다.

▲ 프란시스 은가누는 공언한 대로 1라운드에 안드레이 알롭스키에게 TKO승 했다.

육식동물의 핏불 사냥

UFC 헤비급은 '노령화'가 꽤 진행됐다. 챔피언부터 랭킹 10위까지 모두 11명의 파이터 가운데 가장 젊은 선수가 바로 랭킹 10위 '프레데터' 프란시스 은가누(30, 카메룬)다.

은가누는 헤비급의 젊은 피로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미래의 챔피언"이라고 높게 평가하는 유망주. 3연패 하고 있는 안드레이 알롭스키(37, 벨라루스)를 향해 "턱이 약하다. 1라운드에 쓰러뜨리겠다"며 도발했다.

은가누는 자신이 호언장담한 대로 경기를 끝냈다. 알롭스키가 오른손 펀치를 휘두르며 들어올 때, 살짝 피하고 왼손 카운터펀치를 알롭스키의 관자놀이에 맞혔다. 오른손 펀치를 바로 더 터트리고 알롭스키를 쓰러뜨린 뒤 파운딩 연타를 퍼부어 1라운드 1분 32초 만에 TKO로 이겼다. 

은가누의 양팔 길이는 211cm, 알롭스키는 196cm다. 천혜의 신체 조건을 잘 활용한 경기였다.

은가누는 UFC 5연승(통산 9연승)을 달렸다. 총 전적은 10승 1패가 됐다. 랭킹 7위 알롭스키는 4연패 수렁에 빠졌다. 2015년 9월 프랭크 미어에게 판정승한 뒤 이기지 못하고 있다. 14번째(25승 1무효) 패배였다.

경기 요약

- 프란시스 은가누 1R 1분 32초 TKO승 

- 프란시스 은가누 10승 1패 / 안드레이 알롭스키 25승 14패 1무효

- 프란시스 은가누 9연승(UFC 5연승) / 안드레이 알롭스키 4연패

- 프란시스 은가누 유효 타격 8회 / 안드레이 알롭스키 유효 타격 4회

- 한 줄 평: 오름세의 신인과 내림세의 노장의 희비 쌍곡선 + UFC 랭커들, 은가누 경계경보

▲ 제이슨 나이트는 알렉스 카세레스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걸어 탭을 받았다.

'3연승' 제이슨 나이트 "코리안 슈퍼 보이, 붙어 보자"

제이슨 나이트(25, 미국)는 "알렉스 카세레스(28, 미국)를 꺾어 3연승을 달리고 UFC와 새 계약서를 쓰겠다. 그다음 최두호와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트는 2015년 11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가와지리 다츠야에게 판정패했지만, 짐 알러스와 댄 후커에게 판정승해 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요리조리 움직이는 사우스포 카세레스를 따라가지 못하다가 1라운드 막판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시도해 점수를 땄다.

정타를 맞아도 전진 압박을 계속한 것이 주효했다. 2라운드에도 카세레스를 테이크다운 하고 백 포지션을 차지했다. 피겨 4로 카세레스의 허리를 완전히 감았다.

카세레스는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방어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파운딩 이후 목으로 들어오는 초크 그립을 막지 못했다.

2라운드 4분 21초 나이트의 서브미션 승리. 나이트의 옥타곤 첫 번째 피니시 승리였다. 전적은 16승 2패가 됐다.

나이트는 옥타곤 인터뷰에서 무릎을 꿇고 "승리에 감사한다"고 기도한 뒤 "진정한 싸움을 할 줄 아는 코리안 슈퍼 보이를 원한다"고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경기 요약

- 제이슨 나이트 2R 4분 21초 리어 네이키드 서브미션 승

- 제이슨 나이트 16승 2패 / 알렉스 카세레스 12승 10패

- 제이슨 나이트 3연승(UFC 첫 피니시) / 알렉스 카세레스 2연승 뒤 2연패

- 제이슨 나이트 그래플링 컨트롤 시간 3분 25초

- 한 줄 평: 최두호, 도전 받는 위치까지 올랐구나!

[그래픽] 김종래 제작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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