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L 진출 자격이 박탈된 상태인 전북 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전북 현대가 일으킨 파장에 세 팀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팀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시아축구연맹의 독립 기구 출전관리기구(ECB)는 지난 11일 '디펜딩 챔피언' 전북에 2017년 ACL 출전 자격 박탈을 결정해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제주 유나이티드가 3번 시드, 울산 현대가 4번 시드에 배정됐다.

일정이 대폭 변화됐다. 제주는 예정대로 비 시즌 일정을 치렀지만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새 조에 편성된 만큼 상대 팀 분석 등 경기 플랜을 새로 짜고 있다.

울산은 제주보다 상황이 더 급박했다. 스페인 전지훈련 일정을 예정보다 2주 가까이 급하게 마무리했다. 다음 달 7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 관계자에 따르면 어느 정도 대비는 했지만 상황이 바쁘게 돌아갔다. K리그 개막에 맞춘 일정을 모두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물질적인 손해도 있었다. 급하게 돌아왔기 때문에 호텔, 훈련장 등에 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전지훈련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했지만 중도 귀국해 비 시즌 목표했던 계획까지 틀어졌다.

한국 팀만 난처한 것이 아니다. 애초 제주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었던 키치(홍콩)는 울산으로 상대가 바뀌었다. 전력 분석 등 세부적인 경기 사항을 새로 짜야 했다.

전북의 ACL 출전 자격 박탈로 생긴 세 팀의 연쇄적인 일정 변화다.

하지만 기껏 짜 맞춘 일정이 또 틀어질 수도 있다. 전북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ACL 출전 박탈 사항을 제소했고 CAS 측이 다음 달 3일까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CAS가 전북의 ACL 진출에 손을 들어 줄 경우가 문제다. 전북은 예정대로 ACL에 나가고 제주는 플레이오프로, 울산의 ACL 진출은 없던 얘기가 된다. 키치의 상대는 울산에서 다시 제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불과 2주 남짓한 시간에 아시아 축구 클럽들의 최대 목표이자 과제인 ACL 출전 여부와 대진이 손바닥 뒤집 듯 또 바뀌게 되는 것이다.

본선으로 급하게 초점을 변경한 제주는 다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전지훈련 일정을 2주나 급하게 마친 울산은 빨리 돌아온 보람도 없이 ACL에 대한 꿈을 접는다. 울산 관계자는 "일단 ACL에 100% 초점을 맞췄다. ACL에 간다는 전제 하에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관계자에 따르면 키치는 이미 숙소 예약은 물론 훈련장까지 잡아 놨다. 전북의 ACL 진출로 방향이 틀어질 경우 일주일 남짓 남은 플레이오프를 제주와 치러야 한다. 숙소를 잡은 울산 근처도 아닌 바다 건너 제주까지 가야 한다. 

일정이 현재 상태로 갈 수도 있다. CAS의 판결은 강제성이 없다. AFC 측이 CAS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CAS의 의견은 가치를 잃는다. 이 경우 전북의 ACL 진출 박탈 후 짜여진 일정대로 가게 된다. CAS의 판결과 그 판결을 대하는 AFC의 결정에 무려 네 팀이 한 곳만 주시하는 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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