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라디오 DJ 레이나, 최수종, 오유경(왼쪽부터). 제공|K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최수종이 27년 만에 라디오 DJ로 돌아온다. 라디오 전성기였던 1980년대 후반, 따뜻한 감성을 전했던 그가 다시 한번 청취자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라디오 개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최수종을 비롯해 오유경 아나운서, 영어강사 레이나, 최유빈 PD, 김창회 PD가 참석했다. 

KBS 라디오는 오는 6일부터 새롭게 바뀐다. 오전 6시부터 1시간 방송되는 ‘굿모닝팝스’는 영어강사 레이나가 진행을 맡게 됐다. 또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방송되는 ‘매일 그대와’는 배우 최수종이 이끈다. 나른한 오후 4시의 ‘해피타임’은 오유경 아나운서가 나서서 청취자들과 만난다.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DJ는 27년 만에 라디오로 돌아온 최수종이다. 최수종은 지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방송된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를 맡아 청취자들과 만났다. 이후 27년 동안 라디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연기 활동에만 집중했다. DJ 복귀를 결심하게 된 데는 ‘사람 냄새’가 필요했던 제작진의 거듭된 설득 때문이었다.

김창회 PD는 “개편을 준비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라디오를 고민했다”며 “최근 tvN ‘응답하라’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이를 초월해 부모와 자식 세대를 연결해주고, 1990년대 음악을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게 되는 현상을 보면서 우리도 사람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DJ를 찾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최수종을 떠올리게 됐다. 최수종의 인지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다운 방송을 원한다”며 “그걸 통해 위로를 줄 수 있고, 세대 간의 융합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배우 최수종이 27년 만에 라디오 DJ로 돌아온다. 제공|KBS

최수종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에게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유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약속’이다. 최수종은 “만약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라디오 생방송을 하다가 드라마 작품을 하게 되면 스태프, 배우들에게 폐를 끼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내 사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런 고민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라디오는 귀에 익숙하고 친숙한 것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익숙하지 않은 나의 목소리로 새로운 무언가를 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최수종이 드라마라는 정제된 매체가 아닌 라디오를 택하게 된 데는 “소통하고, 함께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 그는 “어렵고, 어쩌면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며 “위로와 희망의 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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