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왼쪽), 엄기준.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지성과 엄기준, 두 사람이 없는 ‘피고인’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지성과 엄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회까지 이어졌던 ‘고구마 전개’를 감내할 수 있었다. 

지성과 엄기준은 지난 21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에서 각각 검사 박정우와 차민호 역을 맡아 18부작을 이끌었다. 연기 베테랑의 열연은 ‘피고인’에 쫄깃한 긴장을 선사했다.

지성과 엄기준의 연기가 빛날 수 있었던 데는 두 사람이 맡은 캐릭터가 큰 역할을 했다. 박정우와 차민호는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들이다. 박정우는 차민호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은 물론 지난날의 기억까지 잃고 엉망진창이 됐다. 이후 딸을 되찾기는 했으나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죽인 차민호에게 복수하기 위해 처절한 나날을 보냈다. 그 시간만 해도 1년에 가까운 9개월이었다.

지성은 이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는 처절하게 절규했고, 차민호를 향한 복수를 꿈꿀 때는 번쩍이는 눈빛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딸에게는 하염없이 다정한 아빠가 됐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선 오랜 친구 강준혁(오창석 분)에게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내의 죽기 직전 목소리를 다시금 듣게 됐을 때는 절절한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을 적셨다.

▲ 엄기준(왼쪽), 지성. 제공|SBS

박정우를 이토록 처절하게 만든 건 엄기준이 연기한 싸이코패스 차민호다. 날카롭고 차가워 보이는 얼굴 이면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는 미소가 자리한다.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죽일 때는 더욱 무섭다. 쌍둥이 형 행세를 시작한 뒤, 자신의 정체를 간파한 박정우를 없애버리기 위해 시작한 일이 점차 커지며 파멸을 맞았다.

차민호를 그려낸 엄기준의 연기는 지난 18회 내내 화제였다. 죽은 형의 시체 앞에서 우는 듯 웃는 모습이 시작이었다. 엄기준은 이후 살인을 거듭할수록 섬뜩해지는 차민호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지난 21일 방송된 ‘피고인’ 마지막 회에서는 나연희(엄현경 분)가 아들과 함께 떠나가자 오열하거나 징벌방에 갇힌 뒤 두려움에 떠는 등 이전에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실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연기 덕분에 ‘피고인’ 마지막 회의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었다.

지성과 엄기준, 두 연기 장인 덕분에 ‘피고인’의 지난 2개월이 특별하게 빛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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