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식(왼쪽)과 한현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즐거움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부상으로 만나지 못했던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2017년 KBO 리그에선 유독 그런 선수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투수들이 많다. 흥미로운 건 두 가지 부류로 복귀 선수들을 나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수들이 수술을 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웃자라거나 떨어진 뼛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마지막으로 어깨 수술이다.

이 가운데 뼛조각 제거 수술과 팔꿈치 인대 재건술은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이른 복귀가 가능해졌다. 어깨만이 여전히 복귀가 어려운 수술로 남아 있다.

올 사즌 복귀 선수들은 크게 '뼛조각파'와 '인대파'로 나눌 수 있다.

복귀 시기로 놓고 보면 뼛조각 제거 수술은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수술 후 3~5개월 후면 그라운드에 다시 설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올 시즌엔 뼛조각 제거 수술 후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매우 많다. 한화의 배영수와 권혁, 그리고 송창식과 안영명(어깨 웃자란 뼈 제거) 등이 있고 두산 이용찬과 롯데 송승준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는 복귀 선수들의 재기 여부가 올 시즌 성적 전체를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부상 선수들이 많았지만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

네 명의 선수 모두 시범경기를 치렀다. 권혁은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하긴 하지만 아팠던 팔꿈치가 아니라 허리를 삐끗한 것이기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가장 앞서 있는 선수는 가장 빨리 수술 받은 배영수다. 배영수는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애초 지난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통증이 계속돼 1년을 통째로 쉬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성과도 크다. 시범경기 2차례 등판서 8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전성기 시절의 슬라이더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창식과 안영명도 결과가 좋다. 송창식은 시범경기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안영명도 5이닝 1실점으로 좋았다. 둘 모두 개막전 합류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용찬과 송승준도 조기 복귀 희망을 보였다. 이용찬은 구속을 140km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140km대 중, 후반의 전성기 구속은 아니지만 조기 합류는 가능한 상황이다. 완벽한 두산의 몇 안 되는 단점 가운데 하나인 불펜 보완에 힘이 될 전망이다.

송승준도 페이스가 무척 빠르다. FA 계약 첫해였던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체면을 구겼던 그다. 하지만 시범경기서 3.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닝당 출루 허용 수가 0.82에 불과했다.

뼛조각파에 비해 인대파는 복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조상우와 한현희가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 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르면 5월 정도에나 이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이들을 개막 즈음에 1군에 올릴 예정이지만 감을 익히기 위해 1이닝 정도만 던지고 다시 2군에 내려가 몸을 만들 예정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건강한 복귀가 우선이다. 1군에 성급하게 올렸다가 페이스가 떨어지면 회복이 어렵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것을 스피드다. 두 선수 모두 빠른 공을 주 무기로 한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예전의 구속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구속 회복이 가능하다면 넥센은 5월 이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승부에서 크게 밀리지만 않는다면 다시 한번 돌풍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이 두 선수의 성공적인 복귀 여부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경쟁 팀들로서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대목이다.

*덧붙이기 : 케이스는 다르지만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되는 것은 팔을 무리하게 썼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재활 의학의 권위자인 한경진 박사(선수촌병원)는 "안쪽 인대가 늘어나가나 불안정하면 바깥쪽이나 뒤쪽 충돌에 의한 뼈 조각 발생, 안쪽도 뼈 조각 견열(물고 떨어지는 현상)손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뼛조각이 생기거나 웃자라는 이유도 인대의 과다 사용으로 생기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투수들은 보다 보호 받는 환경에서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

프로에서만이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대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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