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해 많은 팬을 떠나 보낸 롯데는 이번 겨울 긴 협상 끝에 이대호를 품에 안으면서 재도약을 꿈꾼다.
이대호는 롯데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다. 2002년 데뷔해 일본 진출을 위해 2011년 KBO 리그를 떠나기 전까지 11시즌 동안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 출루율 0.395, 장타율 0.528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다. 2010년엔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격 타이틀을 독식해 KBO 리그에 유일무이한 타격 7관왕 타자로 남아 있다.
이대호가 떠난 뒤 롯데 1루수는 마땅한 주인이 없었다. 차기 1루수로 꼽혔던 박종윤은 타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졌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계산한 승리 기여도가 4시즌 통산 0.69에 그친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비롯해 김대우 등이 번갈아 1루를 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대호가 2011년에 기록한 승리 기여도는 6.89인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나머지 1루수들의 승리 기여도를 더하면 1.61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중심 타자 부재에 신음하기도 했다. 2015년 3할 타율에 20홈런, 20도루, 100타점을 달성한 짐 아두치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웨이버공시됐다. 대체 선수 저스틴 맥스웰은 홈런 4개로 장타력이 떨어졌다. 롯데는 팀 홈런(127개)과 팀 타율(0.288)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이대호의 가세로 약점이던 1루수와 중심 타선을 동시에 강화했다.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로 이어지는 묵직한 중심 타선을 만들었다. 손아섭 김문호 등이 밥상을 차린다. 롯데 타자들은 이대호 효과를 시범경기에서부터 예감한다. 손아섭은 "뒤에 대호형이 있기 때문에 꼭 뛰어야 하는 생각은 없다. 워낙 장타력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베이스에서 살아 있으면 득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민호도 "대호형이 와서 투수 쪽만 된다면 올해는 해볼만 하다"고 자신했다.
■ '해결사 왔다' KIA 우승 퍼즐 최형우
김기태 KIA 감독은 LG 시절부터 미래를 보고 전력을 꾸려 갔다. KIA 부임 첫 해인 2015년부터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이홍구는 지난해 주전 포수로, 김호령은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주전 중견수로 성장했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노수광 오준혁은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로 꼽힌다. 스윙맨으로 경험을 쌓은 홍건희는 올 시즌 5선발로 각광받는다.
다만 이번 겨울 중심 타선이 못내 아쉬웠다. 지난 2년 동안 이범호와 나지완이 견제를 받으면 득점이 풀리지 않았다. 브렛 필은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0.284에 머물렀다. 잘 뛰고 잘 치는 김주찬이 중심에 서면 테이블세터가 비었다.
김 감독의 지휘 아래 2년 동안 전력을 하나 둘 완성해 온 KIA는 해결사 갈증을 풀기 위해 리그 역사상 최고액인 100억 원에 지난해 MVP 최형우를 품었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 타율 0.376, 144타점, 195안타로 트리플크라운 대업을 이뤘다.
최형우의 합류 효과는 여러 가지다. 먼저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데려와 리드 오프 고민도 씻었다. 지난해 KIA는 1번 타순 타율이 0.288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출루율도 0.358로 8위에 그쳤다. 이밖에 무릎이 완전하지 않은 김주찬의 체력 안배가 가능하며 이범호 나지완에게 쏠렸던 집중 견제도 해소될 수 있다. 2009년 이후 최희섭 이후 끊겼던 왼손 거포를 최형우에게 기대한다.
■ '새 환경에서 커리어하이 꿈' 차우찬 - 우규민
LG는 주축 선발투수 우규민이 4년 65억 원에 삼성으로 떠나자 손을 놓지 않았다. 4년 95억 원에 삼성 왼손 투수 차우찬을 데려왔다. 결과적으로 우규민과 차우찬을 트레이드한 꼴이다.
구장, 세이버 매트릭스,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두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삼성은 우규민을 주축으로 선발진을 새로 구성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오른손 투수 윤성환은 평균자책점이 2015년 3.76에서 지난해 4.35로 크게 올랐다. 게다가 올 시즌 37세가 된다. 왼손 투수 장원삼의 평균자책점은 2015년 5.80 지난해엔 7.01로 높아졌다. 선발진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잠실 구장의 홈런 파크 팩터는 733(1000기준)으로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반대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홈런 파크 팩터는 1043이다.
하지만 우규민은 언더핸드투수라는 이점으로 우려를 지운다. 우규민의 낮은 제구와 정교한 체인지업은 땅볼 유도에 효과적이다. 우규민은 지난 4년 동안 땅볼/뜬공 비율이 1.30에 불과하다. 지난해 경기당 홈런이 2.45개로 리그 2위였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요소다.
차우찬도 LG와 함께 성적 상승을 꿈꾼다. 우규민과 다른 뜬공 투수다. 지난해 땅볼/뜬공 비율이 1.01로 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6번째로 높았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장타를 의식했는데 광활한 잠실에선 부담을 줄이고 강속구를 마음껏 던질 수 있다.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이루어진 1~4 선발은 두산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
차우찬은 지난 27일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기대할 만한 선수를 꼽아 달라는 말에 "내가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이 보여드린 게 없는데 좋은 대우를 받고 왔다. LG 팬들이 많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같이 있지만 준비 열심히 했으니까 성적으로 대박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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