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남자 8체급, 여자 3체급. UFC에는 11체급에 11명의 챔피언이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강한 선수들이다.

타이틀 9차 방어전을 앞둔 플라이급 드미트리우스 존슨부터 지난 2월 신설된 여성 페더급 저메인 데 란다미까지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유독 'UFC 역사상 가장 약한 챔피언'이라고 평가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8, 영국)이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미들급 상위 랭커들과 싸우지 않고 있어서다.

비스핑은 지난해 5월 UFC 199에서 루크 락홀드에게 챔피언벨트를 빼앗은 후, 10월 UFC 204에서 톱 10에 들지 못했던 댄 헨더슨과 싸웠다. 이제는 미들급에서 한 번도 경기하지 않은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 마이클 비스핑은 조르주 생피에르를 맞이할 타이틀 2차 방어전을준비하고 있다.

재밌는 건 다른 파이터들의 반응이다. 처음엔 분개하다가 이젠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비스핑과 타이틀전을 약속받았다가 생피에르에게 기회를 빼앗긴 랭킹 1위 요엘 로메로는 "그 녀석(비스핑)은 나와 싸울 만큼 심장이 강하지 않아"라며 조롱했다.

2위 루크 락홀드는 "미들급이 엉망이니까 차라리 헤비급으로 올라가 파브리시우 베우둠과 싸울래"라고 말하고 있다.

3위 호나우두 자카레는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때까지 해 보자'는 식으로 무력시위 중이다. 지난 2월 UFC 208에서 팀 보우치를 손쉽게 꺾고, 오는 16일 랭킹 6위 로버트 휘태커와 싸우기로 했다.

4위 크리스 와이드먼은 "비스핑과 생피에르의 경기로 미들급이 정체됐다. 꽉 막혀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웬만해선 화를 안 내는 5위 게가드 무사시는 "비스핑은 한두 경기하고 은퇴할걸? 가족을 부양해야 하니 돈이 필요할 거야. 욕하지 말자"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UFC의 황당한 매치업이 옥타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UFC가 말도 안 되는 경기들을 매치업하고 있다. 댄 헨더슨에 이어 이젠 조르주 생피에르다. 만약 올바르게 흘러갔다면 요엘 로메로나 호나우두 자카레가 도전권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뒤를 따랐겠지. 하지만 비스핑과 생피에르의 타이틀전이 결정돼 1순위 도전자가 기다려야 한다. UFC가 멍청한 매치업만 하지 않았더라도 난 타이틀 도전권에 훨씬 가까워져 있었을 텐데."

비스핑은 가장 약한 챔피언이라고 불리지만 마음은 꽤 강한 것처럼 보인다. 쏟아지는 악플과 경쟁자들의 조롱을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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