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 샤라포바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춘추전국시대가 진행 중인 여자 프로 테니스(WTA)가 술렁이고 있다. 오랫동안 WTA 흥행을 이끌어온 마리아 샤라포바(30, 러시아)의 복귀가 점점 다가오기 때문이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3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2016년 1월 호주 오픈에서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멜도니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 목적으로 10년 동안 (멜도니움을) 써왔다. 이것이 새롭게 금지 약물에 포함된 것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샤라포바는 국제테니스연맹(ITF)로부터 2년 자격 정지를 내렸다. 선수 생명에 위기가 닥친 그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심판을 요청했다. CAS는 ITF에 징계를 15개월로 줄이라고 판정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은퇴설까지 나왔지만 그는 "나는 이 종목을 사랑하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며 선수 생활 의지를 밝혔다.

그의 징계 해제일은 오는 27일이다. 25일부터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는 샤라포바를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초청했다. 샤라포바의 이 대회 첫 경기는 징계 해제일은 27일이다.

▲ 자신의 캔디 브랜드 '슈가포바'를 홍보하고 있는 마리아 샤라포바 ⓒ GettyImages

샤라포바는 이 대회에서 3년 연속(2012~2014) 우승했다. 샤라포바가 복귀하기에 더없이 좋은 무대다. 대회 주최 측은 흥행을 고려해 샤라포바를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마드리드 오픈 대회 주최 측도 샤라포바를 원했다. 마드리드 오픈 주최 관계자는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선수는 샤라포바다. 이것이 우리가 초청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 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언론에 "나에게 처음 나왔던 2년 징계는 공정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징계를 받고 있던 그는 자신의 개인 SNS에 "테니스 없이 사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나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일깨워 준 시간"이라며 의견을 드러냈다.

전 세계 랭킹 4위 그레그 루세드스키(44, 캐나다)는 5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비롯한 언론에 "그것(샤라포바의 복귀)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WTA를 비롯한 토너먼트 대회와 이벤트는 샤라포바라는 큰 이름을 원한다. 샤라포바는 어디에 가든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루세드스키는 "그러나 선수의 관점으로 보면 샤라포바는 분명히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아마도 (샤라포바는) 처음부터 다시 자신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루세드스키는 샤라포바의 흥행 능력은 인정하지만 선수가 지켜야할 규정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규칙을 지켜야 샤라포바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신의 캔디 브랜드 '슈가포바'를 홍보하고 있는 마리아 샤라포바 ⓒ GettyImages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레이(30, 영국)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며 "대회 측은 샤라포바라는 이름이 더 많은 티켓을 판매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WTA 동료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샤라포바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며 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샤라포바가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징계 완화가 가능했을지는 의문이다.

WTA 전 세계 랭킹 1위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6, 덴마크, 세계 랭킹 12위)는 "WTA 규정이 샤라포바를 위해 맞춰진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을 따지면 공정하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세드스키는 "만약 당신이 대회를 운영한다면 가장 많은 티켓을 판매하는 선수에게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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