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995년 해태에서 데뷔한 KIA 마무리 투수 임창용(42)이 일본과 미국을 거쳐 22년 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 온 비결은 사이드암스로 자세에서 뿌리는 강속구다.
임창용이 던지는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이 150km을 넘고 홈 플레이트 앞에서 역회전이 걸렸다. '꿈틀거리면서 다가온다'는 타자들의 평가를 들어 '뱀직구'로 불렸다.
임창용은 만 나이로 불혹이 된 지난해 시즌 도중 KIA에 합류해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앞세워 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활약을 인정 받아 시즌이 끝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으며 올 시즌도 KIA 마무리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엔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기가 버겁다.
10일 현재 임창용은 4경기에 출전해 블론세이브 2개를 저질렀다. 지난 8일 한화를 상대로 9회 2점을 지키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김기태 KIA 감독의 굳은 믿음에 9일 경기에서도 3-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한 점을 주고 주자 두 명을 남겨둔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투수들 평균 구속은 꾸준히 상승하다가 26세에 가장 빠르고 30세가 지나면 급격하게 떨어진다. 30살부터 나이와 구속이 반비례 곡선을 그린다.
올해 만 41세가 된 임창용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 144.4km에서 올 시즌 4경기를 치른 9일 현재 142.8km로 떨어졌다. 2015년과 비교하면 3km 가까이 느려졌다. 임창용은 WBC 훈련에서부터 "구속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걱정을 했다.
공에 테일링을 주기 위해선 실밥을 누른 손가락을 강하게 채야 한다. 투심과 싱커 등을 던지는 방법이다. 변종 패스트볼이 실밥을 걸쳐 잡는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구속이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창용은 원래 사이드암스로 자세에서 빠르고 회전수가 많은 공을 던져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갖고도 테일링을 걸었다. 하지만 구속이 떨어지자 공에 움직임이 줄었다. 위력도 떨어졌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지난해엔 0.340이었는데 이번 시즌엔 0.750으로 치솟았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지난 8일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을 때 "한 경기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지켜보겠다"고 '당장은 보직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9일 경기에선 임창용을 9회 1아웃을 남기고 강판 시켜 변화를 시사했다.
■ 임창용 3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 변화 (스탯티즈 제공)
2015년(삼성) - 145.4km
2016년(KIA) - 144.4km
2017년(KIA) -142.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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