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는 어떻게 진화할까?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현대 축구는 점점 빠르게 바뀌고 있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포백에서 다시 스리백이 인기다. 유행은 돌고 돈다. 대신 '유효기간'은 짧아졌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왕자는 첼시로 굳어졌다. 29라운드가 마친 후 선두 첼시와 2위 토트넘 핫스퍼의 승점 차이는 10점. 첼시의 기세, 10점이라는 적지 않은 차이,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않는 첼시의 여건 등 첼시의 우승은 모든 게 짜여 진 각본처럼 보였다.

하지만 2주 사이에 모든 게 바뀌었다. 첼시는 4월 들어 치른 4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했다. 그 사이 토트넘이 4연승을 거뒀고 두 팀의 승점 차는 4점이 됐다. 이제 두 팀 모두 6경기씩 남았다. 분명한 건 '리그 10경기 연속 실점'한 첼시는 다시 한번 변화를 택해야 할 때가 왔다는 사실이다.

▲ 리그 6라운드 아스널에 0-3으로 진 첼시. 이후 스리백 변화.

▷PART 1: 포백→스리백

콘테 감독은 잉글랜드로 건너온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를 버리고 포백을 선택했다. "첼시의 선수단 구성과 상황을 고려하면 포백이 더 낫다는 게" 그의 의견. 포백으로 시즌을 시작해 파죽의 3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리그 4라운드에서 스완지 시티와 2-2로 비긴 이후 리버풀과 아스널에 내리 패했다. 강팀과 상대한 경기지만, 첼시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고 무엇보다 수비가 불안했다.

결국 콘테 감독이 손을 댔다. 리그 6라운드 아스널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실점하자 후반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경기는 0-3 그대로 끝났지만 가능성을 봤다. 콘테 감독은 7라운드부터 즉시 스리백을 가동했다. 중앙에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치지가 스리백 앞을 지키고 윙백 마르코스 알론소, 빅터 모제스가 측면에서 공수 가담을 한다. 자연스럽게 윙어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의 수비 가담이 적어지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아자르도 변형 스리백 전형에 만족했다. 그는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수비 가담이 줄었다. 더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첼시는 더 이상 '서류상에만 강한 팀'이 아니었다. 리그 7라운드 헐 시티와 경기를 시작으로 13연승을 달성했다. 13경기에서 34득점 4실점,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였고 클린시트는 무려 10경기에 달했다. 2001-2002 시즌 아스널이 세웠던 단일 시즌 EPL 최다 연승(13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 첼시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 콘테 감독은 많은 것을 이루고 있다.

▷PART 2: 위기의 스리백(3-4-3)

무적인 것만 같았던 첼시의 스리백도 서서히 균열이 났다. 지난해 12월,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EPL 내 공공의 적이었던 첼시는 모든 팀들이 꺾어 봤으면 하는 팀이됐다. 서서히 첼시를 상대하는 방법이 고개를 들었다. 첼시는 13연승의 마지막 경기였던 19라운드 스토크 시티에 4-2로 이겼지만 2실점 했고 이어 20라운드 토트넘에 0-2로 지면서 13연승을 마감했다. 첼시를 괴롭힌 팀들이 선택한 전술은 동일하게 '스리백'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에 지고 이후 치러진 경기에서 클린시트 수가 급격히 줄어도 스쿼드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기존의 스리백은 유지됐고 계속해서 같은 선수가 투입됐다. 기어코 3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측면 공격에 무너졌다. 다시 한번 1-2로 졌다.

그리고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이 K.O 펀치를 날렸다. 양 팀이 격돌했던 33라운드에서 무리뉴 감독 역시 스리백을 선택했고, 발 빠른 투톱 공격수로 측면과 수비 뒤 공간을 노렸으며 상대 팀의 핵심 아자르와 디에고 코스타에게 대인 마크를 붙였다. 첼시의 약점을 공략하는 한편 강점은 봉쇄했다. 콘테 감독의 첼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0-2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 콘테 감독의 첼시는 다시 한번 진화해야 한다.

▷PART 3: 3-4-3은 어떻게 진화할까?

앞으로의 난관을 해결할 지혜는 과거에서 나올 수 있다.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3-5-2 시스템을 사용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AC 바리와 AC 시에나 시절엔 공격적인 4-2-4 포메이션을 구축하기도 했다. 콘테는 이상주의가 아닌 현실주의다. 기본적으로 선수단의 성향과 조합의 따라 전술이 결정되지만 첼시란 팀에선 변화의 여지도 충분하다.

콘테 감독은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나는 바리와 시에나에서 4-2-4로 우승했다. 이후 유벤투스에서 4-3-3으로 시작했고 종반엔 3-5-2에 도달했다. 나는 선수들이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나에게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시스템은 팀이 이길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선수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결국 콘테 감독은 다시 한번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스리백이 됐던 포백이 됐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콘테 감독은 항상 답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영상1] [해외축구] EPL에 불고있는 '스리백', '임시방편vs새로운 전술'? ⓒ송격택PD

[영상2] 첼시-토트넘-에버튼의 같은 '스리백', 다른 전술 ⓒ송경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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