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 세종' 주세종을 중심으로 전방 압박을 펼친 FC서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FC서울이 '전방 압박'으로 우라와 레즈를 잡았다. K리그에서도 서울판 전방 압박을 볼 수 있을까.

FC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리그 6차전 우라와 레즈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최근 주전으로 발돋움한 황현수를 비롯해 윤승원과 박민규까지 1995년생 어린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주말 상주 원정에 대비하는 동시에 새 얼굴에 대한 가능성 실험이었다.

서울이 조별 리그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경기에 지나치게 힘을 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서울은 오히려 새 얼굴과 힘을 냈다.

전술적 핵심은 ‘전방 압박’이었다.

전반 초반은 치열했다.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 킥오프 직후 10분 동안 공 소유권을 유지하며 서울이 차근차근 경기를 풀었다. 우라와는 오른쪽 윙백 기쿠치 다이스케의 돌파가 활기를 띄며 반격에 나섰다. 결정적인 찬스 없이 힘 싸움이 벌어졌다.

서울은 전반 17분을 시작으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중원을 지킨 이석현과 주세종의 적극적인 콜 플레이와 함께 윤승원, 마우링요, 조찬호가 수비수들을 따라붙었다. 이석현과 주세종도 미드필더들을 놓치지 않았다. 서울이 연이어 압박에 성공해 공격권을 되찾았다. 전반 21분 마우링요와 전반 27분 윤승원의 슛은 모두 전방 압박에서 시작됐다.

서울의 경기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우라와의 공격 전개를 괴롭혔다. 톱니바퀴가 어긋난 우라와는 부정확한 롱패스로 경기를 풀다가 흐름을 잃었다. 서울 수비수들은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긴 패스를 끊었다. 서울의 활동량이 주도권을 가져왔다.

전반 38분 윤승원의 발에서 첫 골이 터졌다. 서울은 우라와의 백패스 실수를 곧바로 공격으로 연결했다. 마우링요의 스루패스를 받아 이석현이 골문 앞까지 드리블 전진한 뒤 오른쪽의 윤승원에게 내줬다. 텅 빈 골문에 공을 밀어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후반전에도 윤승원을 중심으로 간간히 전방 압박을 펼쳤다. 그러나 전술적 무게는 수비와 역습으로 옮겨 갔다.

어느 정도 약속된 전술이었다. 중원을 지킨 이석현과 주세종의 적극적인 콜 플레이와 함께 윤승원, 마우링요, 조찬호가 수비수들을 따라붙었다. 이석현과 주세종은 1대1 대결에서 우라와 중원 조합 코마이 요시아키와 아오키 다쿠야를 압도했다.

경기 전 아디 코치는 세 명의 중앙 수비수와 함께 훈련을 했다. 공을 잡아놓는 방향과 거리에 따라 세 명의 수비수는 라인을 맞추며 전진하고, 또 물러서면서 헤딩을 연습했다. 수비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라인 컨트롤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전방 압박을 하려면 전진한 공격수와 간격을 맞춰 미드필더, 수비수들도 따라 앞으로 나서야 한다.

▲ 마우링요(가운데)가 공을 다투고 있다. ⓒ한희재 기자

황 감독은 “전방 압박 좋다. 다만 어떤 상황에 압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오늘(10일)은 그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서울은 전방 압박으로 전반전 주도권 다툼에서 우위에 섰다. 우라와도 완벽히 주전이 나선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서울의 경기력이 좋았다. 전방 압박이 새로운 전술적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아직은 미지수다. 황 감독은 “훈련으로 타이밍을 잡고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선 전방 압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라는 것은 ‘전방 압박을 펼칠 수 있는 경기 양상이 된다’면을 의미한다.

ACL과 K리그에서 서울의 처지가 다르다. 우라와는 서울처럼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치르길 즐기는 팀이다. 자연스레 서울과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당연히 빌드업에 공을 들이고 수비 라인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서울이 전방 압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반대로 K리그에서 서울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만나는 빈도가 높다. 서울이 공격을 펼치길 기다리는 팀들이 많다. 우라와전과 같은 경기 양상을 K리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다. 꽤 매력적이었지만 서울의 전방 압박은  황 감독의 말대로 플랜 B 정도의 의미 정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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