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 세 번 올라 우승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유벤투스 골리 잔루이지 부폰이다.

유벤투스는 10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전반 33분 마리오 만주키치, 전반 45분 다니 알베스의 연속 골에 힘입어 모나코를 2-1로 꺾었다.

부폰은 690분 무실점 행진을 마치고 후반 24분 킬리안 음바페에게 실점했지만, 후반 22분 결정적인 슛을 선방하는 등 안정적인 선방을 펼쳤다. 모나코가 기록한 유효 슈팅은 2개 뿐이었다. 유벤투스의 완벽한 승리였다.

경기 후 UEFA와 인터뷰에서 부폰은 생애 첫 UCL 우승 가능성에 대해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내 커리어에서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우승과 함께 매우 기쁜 날이다. 매우 힘든 시즌을 걸어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우리는 카디프로 가게 됐다. 하지만 카디프행이 우리의 목표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빅이어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2014-2015 시즌 결승이 나의 마지막 UCL 결승이라고 말했고, 나도 인정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잔루이지 부폰

선수로서 부폰의 커리어는 완벽에 가깝다. 17살이던 1995년 AC파르마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뒤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20살의 나이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이탈리아의 통산 4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A매치에만 168경기에 출전한 지안루이지 부폰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

클럽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챔피언은 7번이나 지냈다. 유럽 클럽대항전 트로피도 있다. 1998-99 시즌 파르마에서 UEFA컵을 우승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빅이어다. 부폰은 두 번이나 우승 문턱에 갔었다. 2002-03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라이벌 AC밀란을 만났다. 0-0으로 경기를 마치고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정규 시간 동안 환상적인 선방을 펼쳤다. 필리포 인자기의 헤딩을 걷어내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승부차기에서도 2번이나 헌방했지만, 동료들이 3번이나 실축한 것을 부폰이 해결할 순 없었다.

2014-15 시즌에도 결승까지 올랐지만 FC바르셀로나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삼총사가 FC바르셀로나에서 첫 선을 보였던 시즌이었다.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선방을 펼치며 유벤투스의 버팀목이 됐다. 8개 유효 슈팅 가운데 5개를 막았다. 그러나 FC바르셀로나의 맹공에 무너졌다. 1-1로 맞서던 후반 23분 수아레스에게, 경기 종료 직전 네이마르에게 1골씩 얻어맞고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부폰은 결승전에서도 늘 뛰어난 선방을 했다. 결승전에 약한 것은 유벤투스였지 부폰이 아니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부폰은 이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도전을 앞뒀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이번 시즌 유벤투스는 강하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유벤투스를 완벽한 공수 균형으로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 출신 중앙 수비수들의 경기력과 조직력이 뛰어나다. 부폰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파울로 디발라와 곤살로 이과인, 아르헨티나 듀오를 앞세운 공격도 효율적이다. 

어떤 팀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는다. 8강전에서 2년 전 패배를 안겼던 FC바르셀로나를 1,2차전 합계 3-0으로 셧아웃하며 스스로를 증명했다. 

이제 노련한 부폰은 '올드 레이디' 유벤투스와 행복한 결말을 꿈꾼다. 함께할 시간보단 함께했던 시간이 더 긴 '살아 있는 전설' 부폰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영상] [UCL] '무적 방패' 부폰 최고의 선방 5선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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