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느림의 미학' 유희관(31, 두산 베어스)이 200이닝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유희관은 2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1패)째이자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이뤘다. 두산은 6-0으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이닝이터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유희관은 9경기에서 63⅔이닝을 던지며 두산 선발투수가운데 가장 긴 이닝을 기록했다. 8이닝 경기가 3차례 있었고, 이날 올 시즌 가장 긴 9이닝을 기록했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경기에 등판한다고 가정하면 약 213닝을 던질 수 있다.

2015년 5월 1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생애 첫 완봉승 이후 741일 만에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8회까지 공 114개를 던진 유희관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유희관은 "한용덕 코치님은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어서 만류하셨는데, 흔치 않은 기회라 올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탁 드렸다"고 설명했다. 유희관은 스스로 무실점 승리에 마침표를 찍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 목표를 200이닝으로 잡아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트렸다. 유희관은 "투구 수가 많지 않아서 가능한 긴 이닝을 던지려고 하고 있다. 다른 야수들, 또 불펜 투수는 매일 경기를 준비한다. 나는 선발투수고 5일에 한번 경기에 나서지 않나. 한번 나갈 때 최선을 다해서 긴 이닝을 버텨야 불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 유희관(왼쪽)과 양의지 ⓒ 곽혜미 기자
체력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유희관은 "당연히 힘들다. 다른 사람들은 '시속 130km 던지면 200개도 가능하지 않냐' '많이 던져도 무리가 없을 거 같다'고 이야기한다. 구속은 130km대지만, 공 하나하나 전력으로 던지는 거라 무리가 온다"고 설명했다.

몸에 무리가 오지 않게 체력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 유희관은 "러닝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많이 뛰려고 한다. 또 트레이너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 주신다"고 말했다.

관리를 하고 있지만,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 투구 후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보통 투수들이 많은 공을 던지면 팔이 딱딱해지기 마련인데, (유)희관이는 많이 던져도 말랑말랑하다. 그래서 회복이 빠른 거 같다"고 했다.

유희관은 "감독님 말씀이 맞다. 다른 선수들은 많이 던지면 다음 날 뭉치고 딱딱해지는데, 저는 말랑말랑해서 금방 풀린다. 그래서 다음 경기에 큰 지장이 없는 거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초반 잘 달려온 만큼, 시즌 끝까지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목표다. 유희관은 "아무리 던지고 싶어도 다치면 말짱 도루묵이다. 부상 없이 하던 대로, 또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로테이션 순서에 맞춰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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